두바이유 현물가격 39.64달러
약 7년만에 30달러대로 추락
조선·철강·전자 등 수출 급감
기업, 수익성 위주 보수적 경영
내수침체 악순환 우려감 커져


우려했던 저유가의 늪이 더 깊어지면서 국내 제조업계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일머니의 위축은 결국 정유뿐 아니라 조선과 철강, 전자 등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요 제조업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내수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75달러 내린 배럴당 39.64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3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12월31일(36.45달러)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8월 배럴당 101.94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들어 40~5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했지만, 지난 4일 45달러대에서 계속 내림세를 나타내 결국 3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국내 정유업계의 전체 수입의 약 80%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원래 3분기보다 4분기에 약세를 보이는데 이는 연말에 산유국이 물량을 많이 쏟아내는 영향이 크다"며 "다만 정제마진 호조로 정유사들의 원유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서 추가 하락을 속단하긴 이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분위기도 아니다. LIG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내년 산업 전망 리포트에서 "수요가 유가의 견인차 구실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신규 유전 탐사 활동도 급감하고 있어 오는 2017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유가 오름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 미국의 원유 수출 허용, 파리 테러 사태 이후 서방국가의 중동 압박 등 유가 하락의 기폭제 역할을 할 뇌관은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셰일가스로 시작한 에너지 패권 다툼이 미국을 뺀 나머지 국가의 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 전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미 조선과 철강, 건설 등의 경우 수주·수출 규모가 크게 줄면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고, 전자와 자동차 등의 세계 경쟁력도 점점 위축하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액이 지난해의 327억달러보다 약 27% 감소한 24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건설·플랜트 역시 중동이 전체 프로젝트의 48%를 차지하는 만큼 수주 감소가 불가피하다. 철강의 경우 중국의 수출 확대로 열연 코일의 국제가격이 2009년 이후 최저치인 톤당 3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은 3분기 21.9%(SA 3분기 수량 기준)로 지난 2013년 26.8%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은 수익성 위주의 보수적인 경영을 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가 상장법인 가운데 금융사 등을 뺀 498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69%, 11.31% 늘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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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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