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발전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농업과 IT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 주목할 만한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휴대전화를 이용해 원격으로 온실 창문을 여닫거나, 한 작물에 같은 온도와 습도 등이 유지되도록 자동으로 제어하는 수준,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의 시스템을 우리 온실에 그대로 갖다 적용하는 정도다. 이런 시도들은 국내 작물의 생육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탓에 실패할 확률이 높고 고가의 수입 장비들은 농가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 국내 기술로 국산 작물에 최적화된 농업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연구자들과 기업들이 뭉쳤다. 바로 올해 미래창조과학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선정한 '실용화형 융합연구단' 중 하나인 '스마트팜 상용화 통합 솔루션 기술개발 연구단'(이하 스마트팜 융합연구단)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주도하는 스마트팜 융합연구단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등 4개의 출연연과 KT, SK텔레콤, 신한에이텍, 풍림무약, 동림푸드 등 11개 기업이 참여한다.
3년간 총 276억30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 스마트팜에 최적화된 복합센서와, 수확량을 예측하고 자유자재로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단의 목표. 이를 통해 현재 이 분야 세계 1위인 네덜란드 프리바(PRIVA)사의 시스템을 절반 가격의 국산 제품으로 대체해 국내 17만 시설원예 농가에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KIST가 진행해온 '스마트팜 2.0 프로젝트' 등 스마트팜과 관련해 축적해 놓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사업 시작단계부터 실증연구를 추진해 반드시 3년 내 상용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팜 연구단에는 총 139명의 인력이 참여한다. 이들은 △토마토, 파프리카 생산 관리를 위한 생육계측 센서 기술 개발(KIST) △표준기반 시설원예 복합환경제어용 개방형 플랫폼 개발(한국전자통신연구원)△온실 스마트 작업관리 시스템 개발(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팜 재배·생산·유통·모니터링 일관 시스템 개발(한국식품연구원) △스마트팜 상용화를 위한 복합센서·제어기술 현장 실증 연구 및 스마트팜 연계 비즈니스 모델 개발(KIST) 등의 세부과제를 기관별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고 각 시스템 간에 호환과 확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팜 융합연구단의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스마트팜의 핵심인 복합 환경 제어기술과 연계 통합 솔루션 등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이 확보돼 해외 장비나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이고 나아가 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가·사회적으로는 과학기술 기반 기술 집약형 농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농촌 경쟁력이 확보됨은 물론, 스마트팜 관련 산업생태계 육성, 일자리 창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단은 최근 조직 구성을 마쳤으며 스마트팜에 적합한 부지 선정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실증연구도 진행한다.
노주원 스마트팜 융합연구단장(KIST)은 "스마트팜은 국내 농업의 현안인 자유무역협정, 고령화, 농업경쟁력 약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스마트팜 통합 솔루션을 전용화·고도화·상용화해 해외 기술 종속성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농가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