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빈 한국철강협회 상근 부회장
송재빈 한국철강협회 상근 부회장


한중 FTA 비준을 앞두고 국내 철강업계는 기대와 함께 일부지만 중국산 철강수입이 급증하는게 아닌가하는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중 FTA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한중 FTA는 지금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중국 수출여건을 개선시켜 중장기적으로 우리 철강산업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철강산업에 있어 중국은 제2위 수출시장이자 최대 수입원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 철강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으로 과잉 생산된 1억톤의 철강을 생산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으로 수출, 세계 철강시장을 침체에 빠트리고 세계 각국으로부터 대규모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중국산 철강제품의 수입급증을 우려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미 우르과이라운드 철강무세화 협상으로 2004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모든 WTO 회원국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중 FTA로 인해 중국산 철강수입이 급증할 수 있다는 논리는 개연성이 없다. 오히려 중국측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출품목인 냉연강판 등은 10년내에, 그리고 자동차강판 등 우리의 경쟁우위 품목들은 15~20년내 중국의 수입관세를 철폐하기로해 대중국 철강수출여건은 지금보다 개선되게 된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내에서도 한중 FTA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면서 구체적인 활용방안으로 다음의 몇 가지가 검토되고 있다.

첫째, 이번에 합의된 한중 FTA 제17조8항의 철강협력챕터를 적극 활용, 중국의 불합리한 수출제도 개선을 적극 유도하여 중국산 불공정 수입에 따른 국내 철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중국은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소비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이들 고부가가치 제품의 성장잠재력 또한 크다.

따라서 우리 철강업계는 아직까지 경쟁우위에 있는 이들 고부가가치 제품의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대중 수출전략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정부가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년들어 더욱 강화된 환경기준을 시행하면서 이 기준에 미달하는 중소형 철강사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매우 높은 수준의 환경기준을 맞춰왔기 때문에 환경친화적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 철강업계는 이러한 환경·안전 기술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 이를 매개로 중국 철강시장을 직접 파고드는 전략도 유용할 것이다.

전세계 철강시장이 중국의 초저가 공세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많은 철강기업들이 감산이나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내의 많은 철강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인제공자인 중국의 경우도 중소형 철강사 뿐 아니라 상당수 대형철강사들도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중국 정부도 자국의 철강공급과잉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과도한 철강수출로 대외 통상마찰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중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한중 FTA는 이러한 양국 정부의 입장이 절충될 수 있는 협력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철강업계는 이러한 제반 여건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 철강시장은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기 위한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속한 한중 FTA 비준과 미래를 위한 치밀한 준비를 통해 우리 철강산업은 혼돈의 장에서 벗어나 내실 있는 재도약을 해야 할 것이다.

송재빈 한국철강협회 상근 부회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