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진흥법 개정안 보강 필요 하도급 규제에만 집중 우려 발주 책임 근거도 포함해야 가이드 라인 확산 차원 개정안 꼼꼼히 보완해 IT산업 능동적 대비해야
권오병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오는 12월 31일부터 하도급 구조개선 관련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미래창조과학부에 의해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SW사업에서 전체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하도급하는 것이 제한되고, 재하도급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원도급자인 IT서비스업체가 자체 인력을 사업에 투입해야 하는 비중이 커지게 된다. 또한 HW·SW 납품은 주로 외국계 벤더가 하지만 국내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앞에 내세워 일하는 게 일반적인 현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사업자가 외국계 벤더와 직접 협상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발주기관이 외국계 벤더한테 직접 사업을 주거나 외국계 벤더들이 공동수급의 모양새를 갖추거나, 또 다른 극단으로는 사업 참여에 제외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IT아웃소싱 및 HW·SW 유통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한 듯 대우정보시스템은 안정적인 IT아웃소싱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GM IT아웃소싱 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위시켓과 같은 스타트업 중에서도 국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여 기업들이 위시켓에 프로젝트를 등록하면 비공개 입찰 방식을 통해 전문 인력들이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방식의 차별화된 틈새 IT아웃소싱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IT아웃소싱 등 SW사업은 100% 하도급이 가능해 왔다. 이렇게 하도급을 선호하는 이유는 주사업자가 전문 인력 확보에 소극적인 측면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하도급 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더욱 저렴했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개정안으로 이러한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되면 주사업자는 상당부분을 자체 인력을 활용해야 하므로 이익률 저하가 예상되어 저가 수주를 지속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안에 보강이 필요하다. 첫째, 한국의 IT아웃소싱 서비스 시장은 세계 수준의 시장에 비해 다단계 하도급 형태라는 것과 함께 품질보다 저가 입찰 위주의 사업자 선정 방식이라는 두 가지 후진성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번 개정안은 하도급 규제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사업자의 하도급 관례를 손보려고 한다면 응당 발주기관의 저가 입찰 방식에 대한 강력한 제동장치도 포함해야 균형 잡힌 개정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제22조는 소프트웨어사업의 대가지급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나 이에 관련한 제4항의 시행령을 보면 소프트웨어사업의 적정한 대가지급을 위해서 소프트웨어기술자의 노임단가만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노임단가만을 따져 가격을 매기는 제품 및 서비스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소비자에게 주관적으로 인지되는 가치의 규모에 의해 가격을 산정한다. SW뿐 아니라 IT아웃소싱 서비스도 가치기반으로 대가를 산정하는 것은 정상적인 발상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주기관이 가치 기반의 IT아웃소싱 서비스 대가 산정에 준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시행령 안에 수정·보완할 사항을 반영하고 규제심사 등의 입법절차를 거쳐 12월말 법률시기에 맞춰 시행령을 공포·시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때 발주기관의 책임에 대한 근거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SW산업협회에서는 지난 5월 가치기반의 대가 산정을 기본 사상으로 하는 민간 SW사업 대가 가이드를 이미 발표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이 빠른 정착과 확산이 되도록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여 가치 기반의 철학이 개정안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 한 달 남짓이면 다가올 IT아웃소싱 시장 구조 변화에 IT산업계는 능동적으로 대비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