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대전' 신세계·두산 승리 두산, 월드타워점 넘겨 받아 '동대문 시대' 신세계 본점·롯데 소공점 명동서 한판승부
유통 강자 신세계가 서울 시내 면세사업권을 따내는 데 성공하면서 롯데, 신라로 양분됐던 면세시장이 롯데, 신라, 신세계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또 두산의 진입이 시장 지각변동의 한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상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신세계는 절치부심하며 하반기에 재도전해 사업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신세계는 지난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이후부터 20여 년 면세점 사업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숙원사업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룬 셈이다. 신세계는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지분을 인수해 면세점 시장에 뛰어든 후 2013년 7월 김해공항 면세점, 올해 2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된 데 이어 서울 시내까지 진출하게 돼 면세점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서울 본점 면세점의 개점 1년간 매출을 1조5000억원, 2020년까지 10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 본점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바로 인근에 있는 롯데면세점 소공동점과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롯데 소공점에 명동 상권을 포함한 강북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집중돼 있지만 신세계의 진입으로 수요가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산이 면세점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서 상권 변화가 예상된다. 동대문을 입지로 내세운 두산이 서울 시내 면세점 진출권을 따내면서 '동대문' 시대가 열리게 됐다. 여기에 신세계 본점 면세점까지 가세해 새로운 '동대문-남대문' 라인이 새로 형성되는 셈이다 .
두산은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타워 내 9개 층에 1만7000㎡(5100평) 규모의 면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첫해 매출 5000억원, 2년 차에는 1조원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은 면세점 사업 경험이 전혀 없지만 동대문이라는 입지를 내세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거머쥐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동대문은 명동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두산이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도 바로 입지 때문이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은 서울 도심(롯데 소공점, 동화면세점), 용산(HDC신라), 여의도(한화갤러리아), 장충동(호텔신라) 등에 분포하고 있지만 동대문에는 면세점이 하나도 없었다. 이 때문에 동대문 상권의 부활과 지역 상생을 내건 두산이 심사위원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동대문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2020년 외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고, 면세점 입점 이후 5년간 면세점을 통해 동대문 지역으로 신규 유치되는 관광객이 13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롯데는 면세점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월드타워점 운영권 잃으면서 충격에 빠졌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따른 여론 악화와 독과점 논란이 심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월드타워점 이전 과정에서도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경쟁력 약화는 물론 롯데호텔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라로 양분됐던 면세점 시장이 상반기에 한화와 현대산업개발, 하반기에 두산과 신세계가 진입하면서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며 "면세점 사업 일부 상실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롯데의 체력 약화가 우려되지만 시장에 독과점 논란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