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부산 잡고 서울까지
두산은 사업에 '첫발' 쾌거
SK, 워커힐 사업권유지 실패
롯데는 2곳 중 소공점만 지켜
'절반의 성공' 독점 지위 흔들

롯데, 신세계, 두산, SK 등 4개 그룹 수장들이 자존심을 건 전면전을 펼친 하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경쟁에서 신세계와 두산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하던 SK네트웍스는 사업권 유지에 실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롯데는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중 소공점 운영권만 지켜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확고히 하고 있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게 됐다. 부산 지역 면세점 1곳은 신세계가 따냈다. 충남지역 신규 면세점은 디에프코리아가 가져갔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지난 14일 올해 중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3곳 시내 면세점과 부산지역 면세점 1곳, 충남지역에 새로 들어설 면세점 1곳을 운영하게 될 신규 사업자를 발표했다.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들은 영업 개시 시점부터 특허가 부여되고, 이후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특허심사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1박2일간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면세점에 대한 특허 심사를 진행했다.

면세점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두산과, 부산 면세점 운영권은 지키면서 서울에 또 하나의 면세점을 갖게 된 신세계가 가장 크게 웃었다. 두산은 올 연말(12월31일)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넘겨받아 동대문에 면세점을 오픈한다. 최근 중공업 사업 부진 속에 그룹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유통에서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월 상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는 고배를 마셨던 신세계디에프는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을 손에 넣어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오는 12월15일 특허가 만료되는 부산 면세점의 입지를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새로 센텀시티를 제시, 운영권을 지켜내는 데 성공하면서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롯데는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2곳 가운데 소공점은 지켰지만 월드타워점을 놓쳤다. 특허 심사 기간 중 불거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독과점 논란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이번 결과에 따라 호텔롯데의 상장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롯데 매출총이익의 85% 이상을 면세점 사업에서 거두고 있는 만큼 상장 기업가치에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 면세점 특허를 연장하지 못하고 23년 만에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관세청이 2013년 법을 개정해 5년마다 경쟁입찰 시행을 결정한 이후 기존 면세점 사업자가 사업권을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정으로 사업자와 입지에 지각변화가 일어나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은 서울 도심(롯데 소공점, 동화면세점, 신세계), 용산(HDC신라), 여의도(한화갤러리아), 장충동(호텔신라), 동대문(두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형도를 갖게 됐다.

한편 관세청은 5개 항목에서 1000점 만점으로, 관리역량(300점), 지속가능성·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를 집중 평가했다.

관세청은 지난 7월 신규 특허 심사 당시에 관련 정보의 사전유출 의혹이 논란이 된 점을 감안, 심사 공정성과 보안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시행했다. 심사장소는 충남 천안 시내에서도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외진 산자락의 관세국경관리연수원으로 정했다. 위원들은 1박2일간 아예 건물을 드나들 수도 없었고,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개인 휴대전화는 모두 수거했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미리 준비한 2G 휴대전화로 전화한 뒤 기록을 남기도록 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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