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외국인 VIP 관광의전을 담당하다 보면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기기 마련이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생수나 특정 명품브랜드의 침구를 찾고, 특급호텔 최고급 스위트 룸의 비데를 새 것으로 교체해달라고 하는 등 그들은 분명 까다롭고 어려운 고객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VIP 고객들의 요구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다. 고객들의 요구는 어떻게 해서든 맞추고, 설령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이면 설득을 통해 차선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요구보다 시간이 갈수록 이들 VIP 고객들을 모시고 갈 만한 프라이빗 관광 시설이 국내에 없다는 것에 VIP 의전관광의 어려운 현실의 벽을 실감하곤 한다.

그 동안 턱없이 모자란 관광 인프라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며, 외국인 관광객의 요구에 맞춘 관광 상품 및 관광지 개발에 대한 방안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문제는 관광산업을 넘어 국내 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손, 외국인 VIP 관광객들에 대한 방안까지는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만큼 국가/기업체 행사 참여, 산업시찰/투자, MICE 산업, 의료관광, 순수 관광 등 다양한 목적을 두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VIP 관광객들의 수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동안 코스모진여행사의 프리미엄 VIP 의전관광 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 VIP 관광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가량 증가했다.

제시카 알바, 폴 매카트니, 크리스틴 스튜어트, 클레이 모레츠, 키아누 리브스 등 올해 우리나라를 방한한 할리우드 스타만 수십 명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경제사절단이 국빈 방한해 국내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교류 및 무역·투자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석하는 등 정·재계 외국인 VIP 인사들의 방한도 줄을 잇고 있다.하지만 국내 프라이빗 관광 인프라는 늘어나는 외국인 VIP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얼마 전 비즈니스를 위해 방한했던 VIP 인사를 의전 할 때의 일이다. 미술 작품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북촌의 작은 갤러리까지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보며 한국의 예술 문화를 살펴보는 투어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에게 한국의 일류 작가들의 미술품은 보여줄 수가 없었다. 일부 특정 계층에게만 공개되는 갤러리 문화로 인해 그에게 우리의 상위 미술 작품들은 보여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비단 예술·문화업계 만의 일은 아니다. 공항부터 백화점 VIP라운지 등 전세계 상위 1%에 속하는 외국인 VIP들이 찾기에는 시설과 서비스가 너무나 부족하다. 또한 이들을 케어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부족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한국은 돈 쓸 곳이 마땅치 않다"는 한 외국인 VIP 고객의 볼멘 소리가 계속해서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사실 개인 보유 자산이 수천만 달러를 넘는 슈퍼리치 고객들에게 한국은 아직까지 휴양, 쇼핑 등 순수 관광을 목적으로 꼭 한번 찾아야 하는 관광지라는 인식은 부족한 상태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들 슈퍼리치, 즉 외국인 VIP 관광객들의 지갑을 얼마만큼 여느냐에 달려 있다. 이미 금융업계에서는 이들을 프라이빗 고객으로 분류해 PB센터를 통해 컨시어지(개인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발 빠르게 읽어 외국인 VIP 관광객들이 마음껏 지갑을 열 수 있는 프라이빗 관광 인프라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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