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가제 시행은 OECD 국가중 한국 유일
인가제 폐지 방향 환영 ICT 융합 가속화 따라
다양한 요금제 도입될듯 요금은 시장에 맡겨야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25년 동안 유지돼온 통신요금 인가제가 폐지되고 신고제로 바뀌게 될 모양이다.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 국회에서 통과되는 절차가 남았는데 확정될 경우 앞으로는 지배적 사업자도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때 신고만 하면 된다. 새로운 요금제를 인가 받는데 보통 2~3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고제가 도입되면 15일간의 숙려기간을 고려하더라도 지배적사업자의 새로운 통신요금 출시가 지금보다 더욱 빨라질 수 있게 된다.

통신요금인가제는 시장지배적사업자가 과도하게 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해 시장을 독점하거나 교란하지 못하도록해 후발 사업자와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1991년에 도입되었다. 도입 초기에는 KT의 유선전화 요금이 주된 인가 대상이었으나 이동통신 환경으로 급격하게 바뀌면서 현재는 SKT의 이동통신요금이 주요 인가대상이 되어 있다. 통신요금인가제로 인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경쟁은 하지 않고 SKT의 요금인가 내용이 결정될 때까지 지켜보다가 약간 변형된 유사한 요금제를 내놓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3개의 이동통신사업자가 있으나 요금제 측면에서는 별로 차이가 없고 대동소이하다.

통신요금인가제 폐지를 반대하는 주장도 일부 있다. 개선되지 않고 있는 이동통신 과점시장과 5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점하는 지배적사업자가 존재하는 현재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시장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경쟁이 촉진되어 과연 요금인하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든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업자들은 인가제 폐지 이후 이동통신시장이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고 오히려 시장지배적사업자인 SKT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SKT의 독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요금인가제를 통해 통신요금 정보에 더 접근할 수 있었고 과도한 통신요금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 장치가 없어지게 되어 불안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정부는 매년 실시하는 정기적인 경쟁상황평가 외에도 신규 사업자 진입이나 인수합병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로 경쟁상황평가를 실시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만들거나 제도를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새로운 요금 신고 때 15일간의 숙려 기간을 설정해 지배적사업자의 요금이나 결합상품에 대한 다양한 검토가 이루어져 인가제 폐지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한다.

OECD 30개국에서 통신요금 인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일부 부작용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키로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일등국가에 속한다. 그런데 통신요금에 대한 시장 자율적 결정을 무시하고 인위적인 힘이 작용하는 통신요금인가제를 지금까지 유지해온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 최근 통신시장에서는 음성·데이터가 결합한 복합상품이 증가되고 있으며, 과거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가 바뀌고 있다. 앞으로 IoT가 활성화 되고 ICT 융합이 가속화 되면 현재 생각하지도 못하는 다양한 형태의 요금제가 새로 도입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통신요금인가제 폐지는 너무나 당연하며 통신요금은 시장 자율에 맡겨져야 할 것이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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