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한 '맞춤형 혁신'
직불카드 잔돈만 적립하는 예금통장
연말정산 차트속 '자주하는 질문' 등
기업 비즈니스 환경 변화 개념 '주목'
시장 반응 따라 아이디어 지속 수정


세계 기업들이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싱킹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최종 소비자가 경험하게 될 해결책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최근 세계 유수의 비즈니스 스쿨이 디자인 싱킹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비즈니스 환경을 변화시킬 새로운 개념인 디자인 싱킹의 성공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IDEO의 소비자 습관에 착안한 예금통장= 세계 디자인 기업인 'IDEO'는 디자인 싱킹을 구현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이 기업의 디자인 싱킹 사례는 은행의 예금 상품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2005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IDEO와 프로젝트를 통해 '킵더체인지(Keep the change)'라는 예금 상품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현금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남은 잔돈을 따로 통이나 병에 모아두었다가 가득 차면 은행에 예금하는 행동에서 착안한 상품이었습니다. IDEO는 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은행 직불카드를 고안해냈습니다. 즉 직불카드를 사용하면서 원하는 경우 잔돈에 해당하는 1달러 미만의 금액은 예금 계좌에 자동으로 이체돼 적립되는 예금 상품입니다. 사용자에 익숙한 저축 습관을 쉽게 구현하도록 도와준 상품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튜이트의 '질문기능'= 재무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인튜이트(Intuit)의 연말 '재무관리' 프로그램도 디자인 싱킹의 성공 사례입니다. 인튜이트는 연말 세금정산 작업을 할 때 부부 중 한 명이 주도적으로 작업하고, 다른 한 명은 "올해는 뭐가 달라졌어?"라고 묻는 행동 패턴에 착안, 새로운 기능을 선보입니다. 자주 하는 질문을 연말 정산 프로그램 차트에서 신속하게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인튜이트는 현재 무료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유료 제품에서도 6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결은 '사용자 중심'= 전문가들은 디자인 싱킹에 익숙한 기업은 무엇보다 '사용자 중심'에서 모든 아이디어를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과정에서 사용자 경험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제 3자 입장에서 사용자 입장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본인이 실제 사용자가 돼 깊이 고민하고, 실질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을 발견해 내기 위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완성한 아이디어를 시장 반응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하기를 반복하는 것도 디자인 싱킹을 도입해 성공한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입니다. 특히 기존에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 아이디어의 경우, 처음부터 완벽함을 기대하지 않고 학습과정을 가능한 빨리 가동,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이 남긴 "나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다만 전구가 작동하지 않는 1만 가지 방법을 발견한 것이다"라는 말이 바로 이 같은 디자인 싱킹의 과정을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자인 싱킹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경영전략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행동을 통한 학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수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은 전통적 방법으로 한 번에 무결점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요즘처럼 변덕스러운 소비자 마음을 잡기는 갈수록 어렵다"며 "다양한 디자인 싱킹 방법을 적용하고, 미세 조정으로 맞춤형 혁신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도움말=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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