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후 매년 20~30건 출원 … 염증·암·심혈관 질환 치료효과 특정 약효성분 분리기술 개발 한창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여름밤 잠 못 들게 시끄럽게 우는 매미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 하찮게 여기기 쉬운 곤충이 신약 개발을 위한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곤충이 의약품 후보물질을 찾을 수 있는 유망한 생물자원으로 꼽히면서 최근 관련 특허 출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곤충 소재 의약품 관련 특허출원은 2005년부터 2009년에는 매년 10건 안팎에 그쳤으나, 2010년 이후 매년 20∼30건을 넘어서고 있다. 연도별 출원건수를 보면 2010년 28건, 2011년 30건, 2012년 29건, 2013년 28건, 2014년 26건 등으로 매년 꾸준히 출원되고 있다.
곤충은 지구 상에 알려진 동물 100만종 중 4분의 3 이상을 차지할 만큼 다양하며, 공룡보다 먼저 지구상에 출현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한 결과, 여러 유용한 물질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식물 등 다른 생물에 비해 연구가 덜 이뤄져 새로운 발견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생물자원을 이용하면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합성 신약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고, 생물체에서 분리한 천연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곤충 소재 의약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대상이 되는 곤충의 종류도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약재로 사용해 온 벌침, 누에뿐 아니라 갈색거저리, 동애등에, 꽃매미 등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거나 약용으로 알려지지 않은 종류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염증, 암, 알츠하이머, 심혈관계 질환, 바이러스 질환 등 다양한 종류의 질환에 대한 곤충의 치료 효과가 밝혀지고 있다.
갈색거저리는 딱정벌레목의 해충으로 인식됐지만, 현재 유충 '밀웜'이 애완동물 사료로 이용되며, 항암·항치매 효능 등이 밝혀졌다. 동애등에는 파리목의 곤충으로 음식물쓰레기·분뇨 처리에 활용이 기대되며, 폐렴균, 이질균 등에 대한 항균 활성이 확인됐다. 꽃매미는 중국 등이 원산인 외래종으로, 과수에 피해를 주지만 항알레르기 활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곤충 전체를 추출물로 이용하는 단순한 방법에서 최근에는 곤충에서 펩타이드, 다당폴리머 등 특정한 약효 성분만을 분석·분리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쇠똥구리가 자기방어를 위해 분비하는 항균 펩타이드를 천연 항생제로 이용하거나, 뒤영벌에서 분리한 다당폴리머를 심혈관계 질환 치료에 이용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곤충 소재 의약품 특허출원은 내국인이 전체의 95.2%를 차지해 국내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특허등록을 받은 '갈색거저리 추출물을 이용한 치매 예방·치료용 조성물', '꽃매미 추출물을 이용한 항알레르기 조성물', '항비만 효과를 갖는 장수풍뎅이 추출물' 등이 국내에서 출원된 특허들이다.
김용정 특허청 약품화학심사과장은 "세계적으로 곤충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곤충을 소재로 한 신약 개발이 유망한 분야"라며 "신약 개발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곤충 소재 의약품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