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고 걷기만 해도 '휴대폰 충전 OK'
'열전소자'로 온도차이 이용 전력
생산 … 무릎에 소형발전기 장착 최고 13와트까지 발전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유연 열전소자.  테그웨이 제공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유연 열전소자. 테그웨이 제공


고대 불교에서는 에너지가 '삼라만상'에 깃들어있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세상이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에너지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지구의 자전(회전력), 파도, 바람, 인간 등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바로 그 에너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류의 생존 조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은 전자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자기기는 전류 에너지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최근에는 IT 기술 혁명이 모바일리티를 강조하는 트렌드에 힘입어 에너지를 수은, 이온 배터리 등에 저장한 형태가 아니라 사람의 호흡, 열, 움직임 등에서 에너지를 뽑아내는 방식의 연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방식의 '생활 충전' 개념이 확산한다면 어느 시점부터는 아예 '충전'이라는 개념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최근 가장 주목을 끄는 충전기술은 '열전소자(熱電素子)'를 활용한 생체 충전 기술입니다. 직원이 7명에 불과한 한국 벤처기업 테그웨이가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 기술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가운데 그랑프리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은 트위터, 3D프린팅 등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기술들이 거쳐 간 자리로, 한국 기업이 그랑프리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 이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포함한 50여개 국내외 기업들이 제품 공급을 요청하며 본격적인 제품 적용을 앞두고 있습니다.

열전소자는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반도체의 일종으로,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업계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테그웨이가 개발한 기술은 열전소자 부품을 휘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는 크게 다르고,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을 발전시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같은 유연 열전소자가 쓰이게 될 곳은 무궁무진합니다. 스마트워치의 가장 큰 난제로 지적되는 배터리 문제를 해결해 아예 별도의 충전이 필요 없는 제품으로 만들 수도 있고, 자동차나 공장 굴뚝 폐열을 전력으로 바꾸는 데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전기를 얻을 수 없는 지역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하면 쉽게 전력을 구해 PC 등을 비롯한 정보화 기기를 보급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기기 충전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적정(適正)기술'의 일종으로 취약한 에너지 보급으로 인한 전 지구적인 전력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캐나다의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이 발명한 소형 발전기.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 제공
캐나다의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이 발명한 소형 발전기.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 제공

캐나다에서는 2008년부터 사람이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해 휴대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소형발전기를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이 발명한 이 발전기는 무릎에 장착해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양 무릎에 발전기를 장착했을 경우 일반 보행에서 최고 5W를 발전할 수 있고, 조금 더 빠른 걸음은 13W까지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1분간의 보행으로 휴대폰으로 30분을 통화할 수 있는 용량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포도당으로 발전하는 바이오전지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패시브형' 바이오 전지에서 세계 최고 출력을 달성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소니는 이 기술을 활용해 실제 오디오 기기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합니다.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포도당이 지구 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배터리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기존 배터리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국 해군연구소에서는 새로운 에너지 전력시스템으로 우주태양광 발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주 공간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한 전력을 지구로 보내는 발전 시스템입니다. 우주태양광의 장점은 계절,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태양광 발전효율도 기존보다 10배 이상 높습니다.

우주태양광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전력전송의 방안으로는 장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 장거리 무선전송이 가능해지면 우주태양광은 물론, 기존 송전 시스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석탄을 운반하거나 석유를 송유관으로 보내는 방식이 이제는 전기를 무선으로 보내는 시대로 바뀔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다만 무선전송을 위해 사용하는 마이크로파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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