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 브랜드 개발 미용시장 진출
R&D 자금 확보·실적 개선 등 '1석 2조'

파미셀 '바이 파미셀 랩'
파미셀 '바이 파미셀 랩'

세원셀론텍 '새라제나'
세원셀론텍 '새라제나'

메디포스트 '셀피움'
메디포스트 '셀피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용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각자 보유한 바이오 기술을 응용해 화장품, 미용재료 등을 개발,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시장까지 공략하며 새로운 수익원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메디포스트, 파미셀, 세원셀론텍 등의 기업들이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탯줄 속 혈액인 제대혈에 들어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메디포스트는 최근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셀피움'을 내놓았다. 셀피움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배양 과정에서 나오는 배양액을 원료로 해 한국콜마의 특허기술인 리포좀(인공지질막) 공법을 적용해 만든 화장품이다. 앞서 2013년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브랜드 '셀로니아'를 선보인 적이 있는 이 회사는 셀피움 출시를 계기로 제대혈은행 사업과 함께 화장품 사업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 또 다른 바이오 벤처기업 파미셀도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화장품을 개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위생허가와 수입허가 등 꾸준히 수출 준비를 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현지 화장품 전문 유통기업인 상하이 리가무역유한공사 등을 통해 자체 개발 브랜드 '바이 파미셀 랩'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중 중저가 제품도 출시하고 유통망을 추가하는 등 중국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바이오콜라겐 등 재생의료 제품을 개발하는 세원셀론텍은 자체 개발한 바이오 화장품 '새라제나'를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수출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피부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한 테고사이언스는 최근 눈 밑 주름을 개선하는 세포치료제 'TPX-105'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미용성형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신약이나 신의료기기 개발에 주력하던 바이오 기업들이 미용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임상시험 등에 필요한 막대한 연구개발(R&D) 자금을 마련하고 단기적으로 회사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들 기업은 전체 매출의 20∼30% 가량을 R&D에 투자하고 있어 영업적자를 겪는 경우가 많다. 줄기세포 치료제 등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제품들의 매출이 아직 크지 않다는 점도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용성형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 벤처들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개발한 메디톡스는 시가 총액이 2조60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미용성형필러 전문회사인 휴메딕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1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6억원과 비교해 40%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메디톡스 61.9%, 휴메딕스 31.4%에 달할 정도로 고부가가치를 누리고 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금 문제로 선뜻 개발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특히 상장업체들은 5년 연속 적자를 내면 상장이 폐지되기 때문에 개발에 앞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는 것이 생존에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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