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증가율 · 핵심 소매판매 등 뒷걸음… 내년 1분기까지 경기회복 불투명할 듯
미국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낮아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내수경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소비지표 부진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 분위기도 옐런 의장의 발언보다 경제지표를 더 확신하는 모습이다.

18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51.4%로 예상했다. 10월 인상 확률은 4%, 12월에 올릴 가능성도 27.0%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예측회사 캐피탈 이코노믹스 역시 올해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내년 1분기까지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는 것은 소비와 관련한 경제지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2% 하락했다. 월간 CPI 하락 폭은 지난 8월의 0.1%보다 더 확대됐다. 미국의 월간 CPI는 올 1월 0.7% 떨어진 이후 6개월간 0.1∼0.4%의 상승 폭을 유지했지만, 8월부터 다시 내림세가 시작됐다. 휘발유(-9.0%), 에너지(-4.7%) 가격의 하락이 전체 CPI의 하락을 주도했다고 미국 노동부는 설명했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크게 반등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당분간 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금융·투자회사 바클레이스는 내년에 국제유가가 1배럴당 6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40~50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올해보다는 오르겠지만 1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던 2013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 상황도 나쁘다. 9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5% 하락했다. 9월 소매판매는 0.1%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특히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식품 등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0.1% 줄어들었다. 린제이 피에자 슈티펠 채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래 소득 증가와 경기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소비자들이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나온 8월 소매판매 증가율 수정치는 기존 0.2% 증가에서 0%로 나왔다. 소비가 전혀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 CNBC는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하면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도 약해진다는 단순한 공식으로 미국 경제 전반을 보면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고용시장도 활력이 떨어졌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3분기 고용증가율은 직전분기보다 28%나 떨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고용 증가세가 떨어진 여파가 아직 실물경기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자 국제 투자자들의 자금이 금에 몰리고 있다. 16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0.65% 오른 1온스당 1187.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올 6월 19일(1204달러)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라이 비안 호주 NAB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어 투자심리가 금값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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