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의 직업은 미래산업에 있다. 2030년이 되면 우리는 3D프린팅 된 옷을 입고, 개개인을 위해 만들어진 약을 먹고, 드론(무인기)을 통해 물건을 받으며 무인자동차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사진)은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일자리의 절반인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통적인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없어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직업과 일상생활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궁금증이 생긴다.
지난 16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프레이 소장을 직접 만났다. 프레이 소장은 "직업이 사라진다고 해서 실업자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로봇 때문에 사람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닌, 미래기술로 더욱 많은 기회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미래에는 로봇, 소프트웨어가 일자리를 장악한다지만 그것을 조종,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얘기다.
그는 "우리는 생각의 넓이를 넓히고, 기술적 역량을 넓히며 혁신에 대비해야 한다"며 "실제로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생긴 직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창립 5년 이하 기업에서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주목받을 미래산업은 사물인터넷(IoT), 3D프린터, 드론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이다. 각각의 구체적인 사례를 함께 보며 프레이 소장은 "3D프린터로 예쁜옷, 개인용 약 등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구장, 배, 병원 등 엄청난 규모의 건물을 찍어내는 등 여러가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드론 역시 긴급상황 발생, 농약살포, 우편물 배송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내년 말에는 제타바이트(ZB)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앞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컴퓨터가 아닌, 머리에 쓰는 웨어러블 기기 등 다른 기기로 주고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타바이트는 1조1000억 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데이터양이다. 프레이 소장은 "데이터의 급증과 연결이 여러 미래기술의 발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보안, 사생활 보호 역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극찬하며 '협력'이 미래의 큰 기회이자 자산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과거 빈곤했던 한국이 짧은 시간 내 눈부신 발전을 이루면서 그만큼 국내외에서 치열한 경쟁에 매몰돼왔다는 지적이다. 그는 "제2의 실리콘밸리가 되겠다는 목표는 혼자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서로 의존하고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