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수출이 6.6% 감소한 데는 대중국 수출 부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대중국수출은 8월 -8.8%, 9월 -5.0% 감소하는 등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이 위축되니 전체 수출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산업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수출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한상의는 '중국경제의 변화와 중소기업의 대응과제'라는 보고서에서 한중 수출구조가 유사해지면서 수출경합 강도가 강해지고 기술격차 역시 매년 줄어들어 우리 수출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산업구조가 한국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을 대체하고 내수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우리 수출이 정체 내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간재 중심 수출구조에서 소비재 중심의 사업재편을 권고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달 수입이 20.4%나 줄어들면서 이런 현상을 입증했다.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목표(7.0%)에 못 미치는 6.7~6.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이 2000년 64.4%에서 2013년 49.7%로 줄어드는 등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의 대 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2013년 기준으로 78.1%로 여전히 높아 중국의 교역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 정책으로 2020년에는 구매력을 보유한 중산층 인구가 6억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우리의 수출 전략도 중국 내수 시장에 타깃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같은 날 한국수출 둔화 배경에는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정책이 있다는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정책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은은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이 1998년 53.7%에서 작년 32.8%로 줄어들었다며 중국의 중간재 국산화 정책으로 우리의 수출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 여전히 중간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말 현재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3.0%에 달한 반면 소비재 수출 비중은 7.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중국의 내수 전향정책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0년대에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1%포인트 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가율도 0.5∼0.6%포인트 따라 늘었는데, 가공무역 비중이 줄어든 2012년 이후에는 이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은과 대한상의는 이구동성으로 이른바 '넥스트 차이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산업구조 및 무역구조 재편에 대응해 소비시장 중심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아세안과 인도, 중동 진출을 강화해 중국 수출 편중을 줄이라는 것이다.

대중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한상의와 한은이 지적한 것처럼,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그에 대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중간재에서 소비재로 품목을 다변화하는 것은 물론, 상품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넓히기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중국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중국정부의 경제정책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중국과의 FTA를 적극 활용하고 중국 내수 시장 성장을 겨냥한 기업지분 투자 등 대중국 수출 전략을 근본적으로 새로 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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