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룡 경북대 교수팀, 파킨스병 메커니즘 규명
GIST 연구팀 '뇌 팬텀' 제작으로 치료성과 예측
과기융합연구 통해 질환 예방·치료법 개발 성큼

국내 연구진이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난치성 뇌질환 치료를 앞당길 수 있는 과학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김상룡 경북대학교 교수팀은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프로트롬빈'의 한 부분에 의해 뇌의 염증과 신경세포 사멸이 유도돼 파킨슨병 등 노인성 뇌질환이 일어난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발병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 뇌 안에 생긴 과도한 염증이 노인성 뇌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앞서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프로트롬빈 단백질의 한 부분인 '프로트롬빈 크링글-2'가 면역에 관여하는 뇌세포인 '미세교세포(Microglia)'를 활성화 시켜 과도한 뇌염증을 유발하고, 그 결과 중뇌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사멸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 파킨슨병을 앓은 환자의 사후 뇌 조직 흑질에서 프로트롬빈 크링글-2와 함께 병원체를 인식해 포식 세포가 병원체를 제거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톨유사수용체4(TLR4)'가 유의하게 많이 발현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는 프로트롬빈 크링글-2를 제어해 TLR4의 발현을 조절하면 파킨슨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노인성 뇌질환과 관련된 초기 뇌 염증 기전에 대한 신규 기초연구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노인성 뇌질환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기자극을 이용한 뇌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GIST 정보통신공학부 전성찬 교수와 의료시스템학과 정의헌 교수 연구팀은 사람 뇌의 구조적·전자기학적 특성을 모방한 컴퓨터 기반 뇌 모델의 정확도를 검증할 수 있는 '뇌 팬텀'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팬텀이란 특정 장기 또는 생명체의 기하학적 구조와 물질적 성질이 유사한 모형으로, 뇌 등 신체 부위와 관련해 다양한 실험의 검증에 사용된다.

뇌에 대한 전기자극은 뇌 질환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별 질환에 대한 맞춤형 자극 방법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기반 뇌 모델로 전기 자극에 의한 반응을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MRI(자기공명영상)를 이용해 뇌의 기하학적 구조를 해석한 뒤 3D 프린터로 뇌 구조를 반영한 틀을 만들었다. 여기에 실제 뇌 조직의 전기적 특성과 유사하도록 '아가로스'와 '염화나트륨'을 적정 비율로 혼합해 뇌 팬텀을 제작했다. 연구팀이 뇌 팬텀과 컴퓨터 기반 뇌 모델에서의 전기자극에 대한 양상을 비교한 결과, 약 10% 의 오차로 컴퓨터 기반 뇌 모델이 실제 전기 자극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성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 활용되는 컴퓨터 기반 뇌 모델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뇌 팬텀을 융합 연구를 통해 제작한 것"이라며 "뇌에 대한 전기 자극의 정확성을 높여 치매나 우울증 등 뇌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