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명분 집착 금융산업 발전 저해
비정기적 심사제 도입 칸막이식 겸영금지 풀어야
금융개혁 차별화로 한국 경제 미래 열어갈 때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기업법률포럼 대표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기업법률포럼 대표


박 대통령이 지난 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금융부문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 개혁 방법으로는 금융관련 구제도의 타파와 시스템 전반에 관한 경쟁과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대한민국의 금융부문 경쟁력을 140개 국가 중 87위로 평가한 점을 감안해 보면 박대통령의 금융개혁정책은 시의적절한 것임은 분명하다.

다만, 박대통령이 제시한 구제도의 타파와 경쟁과 혁신이 현실적으로 성공가능한지 여부이다. 여기서 언급된 '구제도의 타파'란 '관치금융의 타파'로 이해된다. 그리고 '경쟁과 혁신'이란 '칸막이식 규제의 철폐를 통한 융합형 금융시장 창출'로 이해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전문가들은 우리 금융시장의 후진적인 이유를 관치금융에서 찾아왔다. 특히, 국내 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이 세계 최저 수준인 0.3~0.4%대인 것 역시 과도한 정부규제에서 그 원인을 찾아왔다.

금융업종간 칸막이식 규제 역시 정부가 나서서 업종간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와 우리 금융기관들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었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을 계기로 다각도에 걸친 금융개혁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개혁이 방안들이 제시됐고, 외형상으로는 개혁 또한 이뤄진 바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즉, 금산분리를 명분으로 한 재벌의 금융기관 지분소유제한의 강화 또는 완화가 대부분이었다. 제3자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그동안 대한민국의 금융개혁 핵심은 정부와 재벌 간의 이권다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번 '박근혜표 금융개혁'은 반드시 과거와는 차별화된 방안이 제시돼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금융산업에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금융기관에 대한 주식소유제한 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그동안 금산분리라는 망령에 사로잡혀 국내은행 대부분을 국영은행으로 만든 은행 지분소유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금융기관에 투자한 대주주들의 자격을 과도하게 정기적으로 통제하는 자격심사제도를 비정기적 심사제로 전환하고, 금융기관지배구조에 대한 정부개입도 최소화하는 법개정이 필요하다. 즉, 과거의 사전적 관치금융을 '박근혜표 사후적 관치금융'으로 전환해야 차별화된 금융개혁이 가능하다.

그리고 은행과 증권, 보험업간 칸막이식 겸영금지규제를 완화해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은행도 증권업을 겸영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증권사도 은행업과 보험업을 겸영할 수 있고, 보험사도 증권 또는 은행을 겸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일 금융위원회에 카카오뱅크·KT·인터파크 컨소시엄 등 3곳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고 한다.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증권·보험 업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복합점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점포 없이 비대면거래로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조만간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가 정한 사람에 한하여, 정부가 정한 방법으로, 정부가 정한 영역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금융업을 영위하도록 하는 제도적 환경 하에서는 선진화된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탄생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제는 정부도 시장에 믿고 맡기는 사고의 대전환을 해야 할 시점이 왔다. 우리 금융기관들을 우물 안에 가두고 양육해야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선입관을 버릴 때가 됐다. 이렇게 본다면 박근혜표 금융개혁은 우리금융시장에 대한 과거 편견과의 전쟁이 돼야 한다. 그래야 금융개혁을 '생존을 위한 필수이자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는 과제'라고 천명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기업법률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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