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가격 자율화 등 업계 요구 반영… "임종룡 위원장이 직접 주도" 평가

금융당국이 보험개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품 가격 자율화, 보험상품 사전 신고 대상 축소 등 파격적인 정책으로 옥죄였던 보험업계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하반기 들어 파격적인 보험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최대한 보험사 자율과 경쟁에 시장을 맡긴다는 대원칙 하에 상품 가격 자율화, 보험상품 사전 신고 대상 축소 등 업계가 꾸준히 요구해왔던 내용을 정책에 반영했다. 특히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이 민간 금융회사 재직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보험개혁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상품 가격 자율화의 경우 그동안 당국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정책이라는 점에서 임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가격 통제 정책 폐지를 위해 위험률 조정한도와 할증한도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보험료 산정과 보험금 지급 등과 관련해 적용하는 표준이율, 공시이율 등 관련 규제도 단계적으로 자율화하기로 했다. 또 금융위는 이달 초 사실상 인가제도로 운영돼온 보험 상품 사전신고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사후보고제로 전환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바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상품가격 자율화 선언 이후 지난 15년간 약 10조원 가량의 영업적자가 쌓였던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대적으로 상품가격 인상에 착수했고, 하반기 들어 일부 장기보험 상품 역시 가격 현실화에 착수했다.

이 같은 보험개혁에는 임 위원장의 개인적인 경험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은 NH농협지주회장 재임 시절 "(은행 등) 다른 부문은 어떻게 경쟁을 해보겠는데 보험업만큼은 규제가 너무 심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가 없다"는 불만을 주변에 자주 토로해 왔다. 이에 국가 시책으로 100세 시대 연금보험체계 구축이 주목받는 만큼 보험사들이 새롭게 뛸 수 있는 환경을 재임 중에 구축해놓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 위원장 부임 이후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큰 틀의 보험 규제 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향후 보험개혁에 보다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일환으로 이날 금감원은 보험료 납입연체로 인한 보험계약 회복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소비자보호 정책을 발표했다. 또 보험금 늑장지급에 보험사에 지연이자를 붙이는 제도를 신설하는 등 소비자보호 제도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금융회사 검사의 실무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나온 정책이 아닌 것 같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기존 보험상품 사전 검사제도가 소비자보호 관련 절차를 꼼꼼히 따지는 등 장점도 분명히 있었던 만큼 다소 성급한 정책이 아니냐는 일부 불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임 위원장이 앞장서 보험개혁이나 규제 철폐를 하는 부분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다만 실무적으로 보험사와 늘 맞닿아 일하고 있는 금감원과 좀 더 세부적인 정책조율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규기자 d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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