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역에서 서울과 원산을 연결하는 경원선의 남측구간 복원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경원선 복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발언 이후 처음 추진되는 남북 협력사업으로, 앞으로 남과 북 근로자가 건설현장에서 함께 땀방울을 흘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단이 반세기 이상 이어지면서 건설현장에서 쓰는 전문용어가 서로 달라 의사소통이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건설현장에서 남북의 근로자가 함께 일할 것에 대비해 출간한 '북한건설용어집'에 따르면 같은 공정이라도 남북 근로자가 쓰는 용어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 용어집은 북한에서 사용하는 건설용어를 우리식으로 해석한 것으로, LH토지주택연구원, 중국 연변대학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대한토목학회 등이 참여해 완성했다.

북한 건설용어는 러시아어와 일본어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예컨대 고압축강도 시멘트는 '고마르까 세멘트(高 Marka Cement)'로 표기하는데 한자 '고'와 러시아어의 기준 세기 단위인 '마르카'를 사용했다. 또 우리가 쓰는 번호 대신 북한 건설현장에서는 러시아어(Homep)에서 유래한 '노메르'를 사용하고, 트랙터도 '뜨락또르(Ttraktor)'라고 칭한다. 철도 레일인 선로는 일본어인 '레루'라고 부른다.

북의 건설용어는 순우리말 사용빈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지하도는 '건늠굴길', 건물 내구성은 '건물오래견딜성', 환기는 '공기갈이', 트러스는 '살틀', 방음벽은 '소리막이벽', 보도는 '걸음길'이라고 한다.

건설 관련 주요 용어를 비교하면 우리가 쓰는 건설종합계획(마스터플랜)은 북에서 '건설총계획'으로, 건설계획은 '건설작전', 발주자는 '건설주', 건설구역은 '건설촌'을 쓴다. 또 양생은 '굳히기', 주택은 '살림집', 타워형 아파트는 '홀쎅찌야형 살림집', 다세대주택은 '하모니카집', 흙벽돌은 '토피', 인텔리전트빌딩은 '지능빌딩', 지하공사는 '령선작업', 거푸집은 '휘틀', 콘크리트는 '혼응토' 등으로 사용한다. 작업벽, 옹벽, 차음도, 승강기, 방화벽 등은 남북이 같은 용어를 쓴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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