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이 보급되고, 환자들이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의료기기를 이용하게 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우선 병원 입원 환자들에 대해 간호사들이 혈압과 체온 등 기초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데 쓰는 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병원에서 간호사 업무시간의 상당 비중이 이 작업에 소요된다. IoT는 이처럼 의료혁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몇 가지 시나리오와 가능성을 들여다보자.
먼저 IoT는 전통적인 의사와 환자 관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의사가 처방하고 환자는 수동적으로 따르는 관계였지만, 환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다양한 IoT 의료기기가 보급되면 자신이 직접 판단을 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자연스럽게 의사와의 관계도 일방적이기보다는 쌍방향적이고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수술실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수술 자체를 쉽게 해주고 실수를 줄여주는 IoT 장비들을 주목할 만하다.
현재 구글 글래스같이 수술실 상황을 중계하거나, 외부에서 컨설팅하는 장비들이 주로 상용화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술 성공률을 직접적으로 높여주는 기기들도 많이 개발될 것이다. 아직 제품화되지 않았지만, 캠브리지컨설턴트에서 공개한 '카이메라'(Chimaera)라는 수술도구가 눈에 띈다. 카이메라는 실시간으로 3D 영상을 스캔하고 중요한 혈관이나 신경 등을 수술 중 즉시 확인하게 해주는 도구로, 상용화될 경우 수술 실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는 가정용 IoT 헬스케어 기기가 단기적으로 가장 이슈가 될 듯하다. 최근 인기를 끌면서 확산되는 손목 밴드 형태의 피트니스 트래커는 스마트 시계 보급과 함께 웨어러블 헬스케어 IoT 기기 보급의 마중물 역할을 할 될 것이다. 현재 주로 활동량과 수면 모니터링을 있는데, 앞으로 센서기술들이 발달하면 더 많은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피부 수분이나 체성분 측정이 가능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앱이나 서비스와 결합해 영양 모니터링과 피부관리 등 큰 시장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집에서 쉽게 갖출 수 있는 건강 관련 기기들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스타트업인 엠트리케어는 스마트 체온계를 개발하고 있는데, 체온을 제대로 관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병원 방문을 확실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 아퀴바와 유거브가 영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1%가 혈압, 심박수, 체중 같은 기본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니터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먹거나 몸에 심는 센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약을 제대로 복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센서가 들어간 약제가 FDA 최초 판매허가를 받았다. 몸 속에 들어가는 임플란트 장비들도 IoT 기기가 될 수 있다. 이미 다양한 인공관절과 관련 기기들에 무선센서를 넣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보스턴사이언티픽은 심장의 페이스메이커가 데이터를 외부로 송신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배터리 없이 인체의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해 초저전력으로 동작하는 센서기술이 중요한데, 체온이나 진동을 이용해서 동작하는 센서들이 실제로 선보이고 있는 만큼, 몸에 심는 센서의 전망도 충분히 밝다.
국내에서는 규제 장벽이 높아서 혁신적 시도를 하는 곳들이 많지 않지만,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길 바란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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