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대표하는 기업인 폭스바겐의 연비 조작으로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과거 기업들의 위법행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엔론,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영국의 BP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01년 12월 미국 7위 기업 엔론이 분식회계 끝에 파산한 사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에너지 기업인 엔론은 차입에 의존해 무리하게 추진한 신규사업이 실패한 것을 조직적인 회계 부정으로 숨겨오다가 결국 발각됐다. 자산이 634억달러(75조7000억원)로 당시 최대 규모 파산 사건으로, 전 세계 40개국에 2만1000명의 종업원이 일자리를 잃었고 주당 최고 90달러에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CEO였던 제프리 스킬링은 2006년 내부자 거래와 공모, 사기 등 18개 혐의로 24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최근 14년형으로 감형받았다.
엔론 사태에 이어 통신기업인 월드컴과 타이코 등 대기업의 회계부정과 파산이 잇따르면서 미국에서 사베인-옥슬리법이 제정되는 등 기업회계 부정 방지를 위한 제도가 강화됐다. 엔론과 월드컴 감사를 맡았던 유명 회계법인인 아더앤더슨은 동반 파산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2009년 미국에서 급발진 관련 리콜로 자동차 업계 최대 규모인 12억달러(1조4300억원)의 벌금을 냈다. 토요타는 운전석 바닥 매트가 가속 페달을 눌렀거나 운전 미숙으로 발생했다면서 기기 결함 의혹을 부인하다가 '늑장 리콜'로 큰 비판을 받았다. 실적이 악화하고 '품질은 토요타'라는 명성이 크게 훼손했다. 토요타는 1200만대 이상 리콜에 24억달러(2조8600억원)를 들였고 소송을 낸 소비자들에게 16억달러(1조9000억원)를 배상했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리콜을 숨기다가 도산 직전까지 몰렸고 아직도 소비자 신뢰를 모두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2000년 몰래 차량 소유주에게만 연락해 수리해주던 비밀 리콜 관행이 들통 났으나 이때에도 사안을 축소하는 데 급급했고, 2004년에야 결국 사실을 실토하고 국내외에서 거의 100만대를 리콜해야 했다.
영국 최대 기업 BP는 2010년 4월 발생한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로 미국 정부에 187억달러(약 22조3000억원)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유정 폭발로 무려 87일간 약 400만배럴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고 시추요원 11명이 사망한 사상 최대 원유 유출 사고였다. 미국법원은 BP가 유정 시추 작업이 폭발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등 중과실과 고의적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BP는 당시 예산과 일정에서 쫓기다가 안전 시험 결과를 무시했으며, 폭발 후에는 미국 의회에 원유 유출 규모를 축소 보고했다. 이 사고로 주가가 약 2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나면서 약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가 2014년 6월에나 간신히 회복했다. BP는 관련 비용 때문에 2010년 2분기에 170억달러 적자를 내며 18년 만에 첫 손실을 기록했고, 업계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1999년에 해체된 재계 2위 대우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 상황을 숨기기 위해 다방면에 걸쳐서 무려 20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세계 경영을 내걸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던 중에 외환위기를 맞아 주력 계열사인 대우차 등의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을 숨기려 했다. 1998년 기준 계열사 41개, 해외법인 396개, 자산 총액 76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의 몰락은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 대우 사태와 관련해 금융기관에 들어간 공적자금이 약 30조원에 달했다. 김우중 회장은 징역 8년6월형을 받았다 2008년 특별 사면됐으나 아직 추징금 17조원을 내지 않았다.
2003년에는 SK글로벌의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사건으로 증시가 급락하는 등 한국 경제는 또 한 번 충격에 빠졌다. SK글로벌은 부채를 누락시키고 가공자산을 계상시키는 전형적인 분식회계 기법을 사용했다. SK그룹이 그룹 해체설이 나올 정도로 위기에 몰렸고 최태원 회장은 구속됐으며 SK글로벌은 SK네트웍스로 사명을 바꾸고 채권단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07년에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