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FPS '서든어택' 개발 주역… "게임, 재미 있어야 성공" 시장 성장 위해 새 장르 도전… 내년 SF게임 글로벌 출시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가 23일 경기 성남 삼평동 사무실에서 현재 개발 중인 공상과학(SF)게임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썸에이지 제공
■ '게임 명장'을 찾아서 (19)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
"모바일게임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장르의 다양화가 절실합니다. 공상과학(SF) 게임은 이를 위한 썸에이지의 첫 도전이 될 것입니다."
'국민 총싸움 게임'으로 불리는 '서든어택'의 개발 총괄자로 유명한 백승훈(44) 썸에이지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모바일 SF게임으로 시장의 건전한 성장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을 본인의 천직으로 여기는 천생 개발자다. 예전 게임하이 재직 시절(2002~2010년) 개발을 총괄한 온라인 총싸움(FPS) 게임 '서든어택',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데카론'의 흥행 요인도 바로 '재미'에 대한 집착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게임의 답은 '재미'에서 찾아야 합니다. 같은 장르라도 다른 게임, 경쟁게임보다 더 재밌어야 합니다. 캐릭터 움직임 하나하나, 액션 하나하나, 폰트 하나하나에도 재미가 있어야죠. 이용자에게 더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이 이기게 돼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서든어택'과 '데카론'을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이미 같은 장르의 대작 게임이 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를 계기로, 백 대표의 '재미'에 대한 집착은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이동했다. 게임하이가 넥슨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2010년 CJ E&M넷마블의 개발 자회사 CJ게임랩으로 이직한 그는 개발 도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후유증이 극복될 즈음에는 갑상선암이 발병해 수술해야 했다.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슬럼프를 겪은 후 '게임장이'로서의 인생 항로를 지속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게 바로 모바일게임이다.
백 대표는 2013년 4월, '서든어택' '데카론' 등을 만들며 10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이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모바일 게임사 썸에이지를 설립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발을 디딘 그는 캐주얼 모바일게임 두 종을 선보였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하지만 이것이 썸에이지 히트작 '영웅 포 카카오'(RPG)의 밑거름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 달 간 개발해 일본에 먼저 게임을 출시했고, 두 달 간 개발한 두 번째 게임을 국내 출시했습니다. 잘 안됐죠. 서비스 경험도 없었고, 어떻게 출시하는 것인지도 몰랐으니까요. 두 게임의 실패로 우리가 갈 길은 캐주얼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한 액션과 어두운 톤이 특징인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차기작 개발 방향을 정할 수 있었던 것도 앞서 시도했던 두 게임의 실패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1월, 선보인 '영웅 포 카카오'는 출시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약 8개월간 누적 매출 약 510억원, 다운로드 480만 건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현재 썸에이지는 본격적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지난 10일 상장을 위해 케이비제6호스팩과 합병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온라인게임 스타 개발자에서 모바일게임사 대표로 안착한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소위 돈 잘 버는 장르의 게임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장'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게임 산업의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 모바일게임 이용자는 특정 장르에 익숙해져 있는 모습입니다. 큰 기업이 사업하기에는 좋은 환경입니다. 이미 성공한 장르의 게임을 계속해 찍어내면 되니까요. 이런 상태가 계속될수록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려는 게임 벤처에는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지려면 벤처가 만든 새로운 게임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다양성이 살아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차기작 중 하나로 SF게임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선택한 것도 그의 이러한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전략 요소가 포함된 SF게임으로 '프로젝트 아크'를 개발 중입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내년 출시할 예정입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콘텐츠·배경 이야기, SF장르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특수효과 등 보는 재미를 강조해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FPS 게임의 대가인 만큼, 언젠가는 모바일 FPS 장르에도 도전하겠다는 구상이다.
"모바일 FPS 게임에 대한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게임 조작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한 장르입니다.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수준을 넘어서는 게임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