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똥이 디젤엔진 승용차 전반으로 확산할지 정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저유가 장기화로 석유제품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상승세를 주도한 경유 수요가 급감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승용차 배출가스 조작 보도가 나온 이후 '클린디젤'의 신뢰성 문제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칫 클린디젤의 신뢰성에 금이 가게 되면 경유 수요 감소는 물론 이달부터 시작한 디젤택시 유가 보조금 정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디젤 택시에도 리터당 345원의 유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아직 완성차 업계에서 택시용으로 개조한 디젤 승용차를 내놓지 않아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유업계 일각에서는 디젤택시 보조금 정책 시행 당시 이미 친환경성 등에 대한 검증이 끝난 만큼, 한 회사의 비리를 근거로 디젤차 자체를 공격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이 자금을 지원하는 비영리 독립 연구 기관인 건강영향연구소(HEI)은 미국 EPA 2007(유로4)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엔진(NTDE) 배기가스에 쥐들을 장기간 노출했지만, 폐암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또 NTDE에서 배출되는 유해 대기 오염 물질의 농도 역시 기존 디젤엔진(TDE)보다 90% 이상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 이후 갑자기 디젤엔진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번지고 있다"며 "디젤택시 도입 당시 이미 검증했음에도 또다시 논란이 시작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정유업계가 우려한 대로 가는 분위기다. 정부는 폭스바겐 외의 다른 수입 디젤차에 대해서도 온실가스뿐 아니라 연비에 대해서도 재조사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연료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석유제품 소비량(4억1718만배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고, 이 가운데 경유 소비량은 7594만배럴로 7.7%나 늘어 소비량 증가세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