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공짜마케팅' 뿌리 뽑을까
"과도한·현저한 등 위법행위 기준 모호" 지적도

정부가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공짜' 마케팅 근절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지난 5월 허위 과장 광고 제재 이후에도 시장에서 공짜 상품이 여전히 기승을 부렸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공짜 상품이 자취를 감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결합판매의 금지행위 세부 유형 및 심사기준(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는 지난달 6일 발표한 '방송통신 결합상품 제도개선안'에 따른 것이다.

결합상품은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방송(IPTV, 케이블TV) 등을 묶어 할인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최근 결합상품에 대한 이용자 민원이 증가하고, 방송이 통신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하며 콘텐츠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정부가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개정안 핵심은 투명한 정보 제공과 '공짜' 마케팅 금지다. 구체적으로 이용약관, 청구서, 광고 등에 구성 상품별 할인 내용, 기간, 다량·결합 할인 등을 표시해 이용자가 상세한 요금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결합상품 중 일부를 해지할 경우 잔여 약정기간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동통신 2년, 초고속인터넷과 방송은 3년 등 상품별로 약정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생각지도 못한 위약금을 무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방통위는 이용자가 보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자유롭게 결합상품 가입과 해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터넷 공짜', '방송 공짜' 등 공짜 마케팅도 금지했다. 방통위는 합리적 근거 없이 구성 상품 간 현저하게 차별적 할인율을 적용하는 행위를 금지해 특정상품을 무료화·저가화하지 않도록 했다. 인가대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상품을 케이블TV 사업자들이 결합해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동등결합 판매'에 대해서도 제공 거절, 차별적 대가와 조건으로 제공, 제공 중단·제한 등으로 금지행위 유형을 세분화해 케이블TV 사업자가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공짜 마케팅이 없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5월 방통위가 결합상품 허위 과장광고를 한 통신사와 주요 케이블TV사에 총 11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지난달 6일 제도개선안 발표 당시 '공짜' 마케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공짜 마케팅이 만연한 상태다. 실제로 방통위는 이달 초부터 결합상품 허위과장 광고, 경품 수준에 대해서 재조사에 들어간 참이다. ▶본지 9월 8일자 8면 기사 참조

공짜 마케팅의 위법행위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도한', '현저히 차별적'이라는 용어들로는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위반 행위를 규정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서 김재홍 방통위 상임위원과 고삼석 상임위원은 "과도한, 현저한 등의 표현은 다소 주관적인 표현으로 행정적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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