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그룹이 미국에서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일종의 '꼼수'를 쓴 혐의로 21조원의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게 된 가운데, 그 여파가 국내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TDI 디젤엔진 승용차의 미국 내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그룹 최고경영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객과 대중의 신뢰를 깨뜨려 유감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승용차에 차량 검사 때에만 산화질소를 줄여서 내보내는 장치가 있었다고 공개한 지 이틀만이다.
미국 환경보호청는 앞서 지난 19일(미국시각) 배출가스 환경기준 눈속임을 위한 별도 차단 장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폭스바겐 제타·비틀·골프·파사트, 아우디 A3(2009년부터 2015년 생산) 등 48만여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폭스바겐그룹은 미국 내에서 리콜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 외에 혐의가 사실로 판정되면 최대 180억달러(약 21조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이밖에 소비자 등으로부터 거액의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도 미국 환경청의 발표 이후 검토 끝에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해 검증에 들어가기로 했다. 환경부는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도 속임수를 썼는지에 대해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면서 "문제가 된 차종의 배출가스가 어느 정도인지 국내에서도 검사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사 대상은 폭스바겐 골프와 제타, 비틀은 2009년형부터 2015년형까지, 파사트는 2014~2015년형이 해당한다. 아우디 A3는 2009~2015년형이다. 파사트의 경우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모델이다.
해당 챠랑은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연비 효율성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온 만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미지 및 판매량 실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폭스바겐·아우디 코리아는 올 초에도 연비 허용오차범위(5%)를 넘긴 이유로 산업부로부터 800만원가량의 과태료를 부과받으며 '뻥연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해당 차들의 경우 북미와 국내 모델 간 탑재한 엔진이 다르다"며 "우리나라 승용 디젤 차량은 유럽 기준을 따르고 있는데 유럽에선 이번 이슈와 관련한 별다른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