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수입차 올들어 62% 늘어 국산차 1.5% 차지
르노삼성은 QM3 30% 달해 전체 실적 '좌지우지'
국내 생산량 감소세… 고임금·노동파업 영향 커



'무늬만 국산차'로 불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고임금과 노조 파업 등으로 생산성 악화에 시달린 완성차 업계에 새로운 시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OEM 수입차의 판매는 올해 들어 8월까지 1만4943대로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다. 2009년 1661대로 전체 국산차 판매의 0.1% 불과했던 점유율도 올 들어 1.5%까지 올라왔다. OEM 수입차는 국내 생산 자동차업체가 모회사의 해외 생산기지로부터 차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는 차를 말한다.

OEM 수입차는 해외에서 검증을 마친 차량에 기존 국산차 업체들의 정비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특히 OEM 수입차를 내세워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그동안 내수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던 실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은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달부터 국내에서 본격 판매하고 있는 한국GM의 쉐보레 임팔라는 계약이 이뤄졌는데도 아직 인도되지 않은 차량이 8000대를 넘어 물량부족에 시달릴 정도로 인기다. 르노삼성의 경우 QM3가 국내 판매량의 30%가량을 책임지면서 전체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수입 판매가 계속 확산할 경우 결국 연구개발(R&D) 기능을 상실하고 단순 판매기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들 업체는 수입차 전략을 펴면서 일정 수준의 판매량이 확인되면 국내 생산과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업체별 국내 생산 현황을 살펴보면 르노삼성차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는 모두 전년 동기보다 생산량이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전년보다 2.0%, 2.5% 생산량이 감소했고, 한국GM과 쌍용차도 각각 2.8%, 2.5% 감소폭을 나타냈다. 르노삼성차만이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 등을 통해 전년보다 68.4% 늘어난 생산량을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국내생산 물량은 지난 2011년 465만7000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456만2000대, 2013년 452만1000대, 2014년 452만5000대로 하향추세에 있다.

이에 고임금 구조와 잦은 노조의 파업, OEM 수입차 판매의 증가 등으로 생산성이 낮아지고 생산물량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적 구조가 열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자동차 생산이 떨어지며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생산도 감소하는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 제조업 전체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노조 및 외국 본사와의 합의와 조율을 통해 국내 공장 생산량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는 흐름이지만, OEM 수입차의 판매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몇 년 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면서 "판매 실적과 국내 산업 영향력의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완성차 업계는 앞으로 노조와 공장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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