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전기차 배터리
LG화학·삼성SDI 잇따라 수주
LG전자, 전장부품 협력 강화
삼성전자, BMW·폭스바겐에
기어S2·갤럭시탭 장착 성과
2면에 계속


미래 자동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자동차와 IT, 화학 등 이종 산업 간의 경쟁과 협력이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를 비롯해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과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 간 협력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대모비스와 탄소나노튜브(CNT)를 적용한 최첨단 자동차 레이더 장치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장치는 센서로 장애물을 감지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호를 최대한 흡수해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돕는 기술로, 최근 기아차가 출시한 신형 K5에 탑재한 후측방감지장치(BSD)에 처음 적용했다.

이번 공동 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가 추진한 10대 WPM(World Premier Materials) 개발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 모비스와 LG화학은 이번 개발 외에도 배터리를 비롯해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해외 완성차 업체와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제조 업체 간의 협력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경우 성능과 주행거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신차 개발 단계부터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업체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다.

삼성SDI는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영국 벤틀리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벤테이가'에 자사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이미 BMW와 폭스바겐, 포르쉐, 피아트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와 30건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를 수주한 상태다. 삼성SDI는 아울러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을 선보이면서 소재 쪽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리프의 신형 모델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독일의 스포츠카 제조 업체인 포르쉐의 최초 순수 전기차 '미션E'에도 LG화학의 배터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IT와 자동차 간 합종연횡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미래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자동차 공급망 미래전략' 프로그램 협력사로 LG전자와 LG화학을 선정했다. LG전자의 경우 자동차 내부와 외부, 차량 간 통신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아울러 메르세데스 벤츠와도 전장부품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협력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BMW 전기차 모델 i3와 폭스바겐 파사트 신형 모델의 원격제어에 기어 S2를 적용해 선보인 바 있고,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선보인 BMW 7시리즈 완전변경 모델 뒷좌석에 7인치 삼성 갤럭시 태블릿을 장착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삼성·LG와 다양한 협력관계를 맺는 주요 이유는 애플과 구글 등 IT 업계와 미래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자동차 시험 운행 도로에서 무인 전기차 시험 운행을 추진 중이고, 2009년부터 이미 무인 자동차 프로젝트를 시작한 구글 역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열풍의 주역인 모델S를 만든 테슬라 역시 뿌리는 IT다.

완성차 업체가 친환경·자율주행차로 가야 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실업 등 가계 부채 부담과 스마트폰 등 IT 소비량 증가로 줄어들고 있는 청년층의 자동차 소비 욕구를 다시 끌어와야 하는 시장 상황도 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대의 신차 구매 대수는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 구매 가격을 낮추면서 아울러 주 소비층을 끌어올 만한 경쟁력을 IT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4년 19%에서 오는 2020년에는 5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의 성장으로 IT와 자동차, 소재업체 간 협력관계가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완성차 업체의 구분이 없는 무한 경쟁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전기차 시장은 올해 233만대에서 오는 2020년 600만9000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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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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