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사진)의 핵심성능이 우리 군의 요구조건에 미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제조사(영국 AW사)가 '문제 없다'며 버티고 있어 도입이 무산될 전망이다.

영국 AW사의  AW159 Lynx Wildcat(와일드캣)
영국 AW사의 AW159 Lynx Wildcat(와일드캣)
국회 국방위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이 11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음파탐지기인 디핑소나를 수중으로 내리거나 올릴 때 사용하는 '릴링머신'의 최대속도를 올려감기는 6m/s, 내려감기는 5m/s를 요구했고 이 조건대로 계약이 체결됐다.

하지만 실제 와일드캣에 장착된 릴링머신의 속도는 올려감기는 2.45m/s, 내려감기는 4.75m/s에 불과했다.

릴링머신의 올려감기·내려감기 속도가 느릴수록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 경우 적 잠수함이 해상작전헬기의 탐지나 어뢰 공격 범위로부터 회피하는 시간을 벌어주게 된다.

하지만 AW사는 최대속도에 대해 "6m/s를 초과하지 않는 속도"라며 "소나 강하, 인양 등을 모두 합해서 260초를 기준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현 개발사양은 계약사양을 충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방위사업청은 "계약상 최대속도는 당연히 일부 구간이라도 6m/s를 충족하는 속도"라며 "AW사가 프랑스 탈레스에 소나 릴링머신을 개발 의뢰할 때 방사청과 사전협의 없이 계약서 사양을 임의로 해석했고, 이것이 문제 발생의 원인이 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AW사와 방사청은 이 문제를 갖고 수 개월 간 공방을 벌였지만 서로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다음 달 중 예정된 '수락검사'는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정 의원은 "비리로 얼룩진 엉터리 시험평가에 이어, 사업마저 무산된다면 그 피해는 국가안보를 위해 혈세를 내고 있는 국민이 입게 된다"며 "방사청은 신속한 대책 수립과 함께 기존 제조사가 요구성능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법적 대응 준비 역시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대잠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본격 추진된 해상작전헬기 도입 사업은 1, 2차로 나눠 진행되며 시설공사와 간접비를 포함해 와일드캣 8대를 도입하는 1차 사업 예산은 5890억원에 이른다.

방사청은 지난 2013년 1월 AW와 3923억원에 와일드캣을 도입하기로 계약했고 지난 5월 기준으로 선급금 1757억여원이 지불됐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