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기업 5분의 1 중국업체
UHD TV 등 품질도 수준급
4K 스마트폰 등 일본 약진

물량공세에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과 부활을 예고한 일본 가전업계의 반격이 가전 왕국 한국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오는 9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5에서 중국과 일본 가전업체들이 대규모 전시장을 마련하고 신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올해 IFA 2015에 참가한 1645개 업체 가운데 약 350곳은 중국 업체다. 참가기업 5곳 중 1곳이 중국 업체라는 뜻이다. 특히 중국 기계 및 전자제품 수출입협회(CCCME) 등이 마련한 중국 전시관은 중소기업 전시관을 거의 중국 일색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물론 중소기업 전시관의 경우 여전히 한국과 일본 가전제품을 베낀 제품이 더러 보였지만, 춤추는 로봇 등 참신한 제품도 있었다.

이번 IFA 2015에서 화웨이, ZTE, 창홍, 스카이워스 등 중국 대기업들이 보여준 신제품의 기술 수준은 이제 유럽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실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S와 원형 스마트워치 화웨이 워치를 선보인 화웨이 전시관에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화웨이 메이트의 경우 측면 베젤 두께를 2.65㎜로 줄이고 지문인식 2.0 기술을 탑재해 인식속도를 높였다.

전시장에서 화웨이 워치를 지켜보던 한 관람객은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나다"며 "이 정도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창홍과 스카이워스도 4K UH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 등을 내놓고 세계 TV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이얼은 드럼세탁기 2대를 연결한 트윈드럼세탁기와 4도어 냉장고를, ZTE는 음성인식이 가능한 스마트폰 스타2와 모바일 레이저 프로젝터 S프로S 등을 각각 내놨다.

일본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LG전자 전시장 바로 옆에 자리한 소니는 세계 최초의 UHD 4K 화질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5 프리미엄'을 공개하고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미완성이라서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순 없었지만, 화질 면에서는 역대 스마트폰 가운데 최강이라고 할 만했다.

파나소닉의 기세도 무섭다. 과거 PDP TV 시장을 주도하다 LCD TV 시대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던 파나소닉은 신제품 65인치 4K 올레드 TV '비에라(Viera)'를 이번 IFA 2015에서 선보이고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파나소닉은 이번 IFA를 계기로 2018년까지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려 177억유로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에 찬 포부도 내놨다.

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무서울 수준의 물량 공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이제는 품질도 거의 따라온 느낌"이라며 "상대적으로 위축했던 일본 업체들도 이번 IFA 2015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한국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독일)=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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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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