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분쟁 여파가 심상찮다. 롯데를 넘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당은 재벌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당정회의를 열고 야당은 노동개혁보다는 순환출자금지 등 재벌개혁이 더 급하다고 기세를 올리며 사상 최대로 많은 기업총수들을 무더기로 국정감사에 불러 세울 기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해외계열기업의 경영정보 제출을 요구하고 부실공시 땐 총수를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은 상장 롯데 계열기업들의 2분기 결산보고가 한국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일본법인들의 경영정보가 미흡하다며 다시 제출토록 요구했다. 국세청은 계열회사 세무조사에 이어 일본 국세청에 관련 일본기업 정보를 요청하겠다고 하고 관세청은 12월말로 만료되는 면세점 재허가를 원점부터 재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기업 운운하며 불매운동도 벌이고 있다. 전방위적인 압박이다. 이러한 결과는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총수중심의 독단적인 경영,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큼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롯데사태를 계기로 다시 대두되고 있는 반재벌 반기업 여론에 편성한 과잉 규제로 한국경제 성장에 마지막 남은 씨암탉 마저 죽여선 안된다. 그간 한국재벌들은 이사 1/2이상 사외이사 선임, 외부감사 선임 등 지배구조 개선과 신규순환출자금지, 내부거래축소 등 많은 개혁을 추진해 왔다. 너무 많은 규제 때문에 오히려 투자가 줄고 외국으로 나가고 있는 점이 우려되고 있을 정도다.
기존 순환출자는 해소에만 수십조 원이 필요해 빈사상태인 투자에 미치게 될 악영향을 고려, 기업자율에 맡기기로 이미 결론 난 사안이다.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신규 순환출자금지, 기존 순환출자 자율해소와 내부거래축소 정책으로 대기업그룹은 신규투자 보다는 계열사 간 인수합병 등 계열재편에 치중하고 있고 이 틈을 이용해 최근 삼성물산 엘리어트 분쟁처럼 외국투기자본 공격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사태를 기회로 다시 기존 순환출자까지 해소하게 하는 경우 이미 빈사상태인 투자는 빙하기로 들어 갈 것이다.
롯데의 국적논쟁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클린턴 행정부 노동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는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논문을 통해 미국에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기업이 우리라고 주장해 클린턴 행정부 정책에 많은 영향을 줬다. 한국기업도 나가고 외국기업도 들어오는 글로벌 시대에는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기준이다.
불투명한 소유구조와 황제경영식 의사결정구조는 분명 개선돼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사회 주주총회 등 의사결정이 투명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리한 순환출자해소나 해외모회사 정보공개 요구 등은 투자와 일자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오너경영도 리스크도 있지만 장점도 많다.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을 통한 경영인 자질 함양, 사회적 공인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쥬 책임감 배양, 상속제도 개선으로 경영권 분쟁을 최소화하는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