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박스권 증시
확실한 투자처로 각광


1% 대 초저금리 시대에 증시가 대외 요인으로 조정 국면에 빠져들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메자닌 펀드'에 몰리고 있다.

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공사모형 메자닌펀드의 설정액이 8월 한 달 간 6078억7400만원, 순자산은 5836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대비 각각 1.66%, 0.41% 증가한 수치다. 또 3월 설정액 3752억4500만원, 순자산 3742억5200만원과 비교하 면 5개월 만에 각각 61.99%, 55.96%가 증가했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의 중간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메자닌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 형태의 금융상품을 통칭한다. 채권이지만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주식을 살 수 있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이 해당한다. 안정적인 채권 이자수익을 기본으로 삼은 뒤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으로 바꿔 추가 수익을 얻는다. 기대 수익률이 연 8~10%이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최저 가입 금액 또한 5000만~1억원으로 높은 편이다.

이 같은 메자닌펀드는 그동안 대부분의 상품이 49명 미만의 사모펀드 중심으로 운영돼 왔고 통상 3년간 환매 금지, 가입기간 등 제약이 많아 일반인의 투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 문턱이 낮아지면서 일반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공모형 메자닌 상품은 HDC자산운용이 운영하는 HDC메자닌 상품이 유일했으나 6월 KDB대우증권이 'LS라이노스 메자닌 분리과세 하이일드'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가입금액과 인원제한이 없는 공모펀드로 닷새 만에 150억원을 모집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전체 공모형 메자닌펀드의 설정액은 4월 18억5900만원에 불과했지만 8월 들어 359억65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7월부터 재발행된 분리형 BW의 등장도 메자닌펀드의 인기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리형 BW는 회사채와 기업 주식을 따로 거래해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일부 대주주가 헐값에 지분을 인수한다는 비판 때문에 2013년 9월 발행이 금지됐다. 그러던 것이 7월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투자가 재개됐다.

무엇보다 최근 1%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증시가 박스권에 들어서면서 메자닌펀드가 확실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메자닌 투자는 수익률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대체투자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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