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가 41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했다. 하지만 불경기로 내수가 악화돼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충격으로 여행수지는 7년 만에 최대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국제수지(잠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 흑자는 101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41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종전의 최장 흑자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6월 131억4000만달러에서 108억6000만달러로 줄었고,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25억달러에서 19억2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메르스 여파를 맞은 여행수지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여행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를 내 2008년 7월(16억5000만달러 적자) 이후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여행수지 적자는 5월만 해도 4억10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메르스 사태로 6월에는 10억4000만달러로 나빠졌고, 7월 들어서는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 적자의 확대는 내국인이 국외에서 사용한 돈이 외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이 국내에서 지출한 돈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106억4000만달러로 전달(104억90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증권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의 순유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월 65억 달러에서 7월 71억5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2014년 2월(73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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