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직원이 본인의 동호회에서 겪은 일을 들려줬다. 여느 모임 때처럼 시내 한 호프집에서 회원들끼리 정기모임을 가진 뒤 각자 스마트폰을 꺼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SNS로 동호회 총무에게 그 자리에서 회비 3만원씩을 송금해주고 깔끔하게 모임을 끝냈다고 했다. 그 전에는 서로 지갑을 꺼내 회비를 걷다가 누구는 더 내고 누구는 덜 내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했는데 이번 모임부터는 모두가 가입돼 있는 SNS로 회비를 전송해 총무가 5분도 안 돼 회비를 거뒀다는 것이다.
요즘 언론에서 '핀테크'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데, 핀테크가 무엇인지를 바로 우리 주위에서 실감할 수 있게 해준 사례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최첨단 IT와 금융의 융합기술을 말한다. 몇 년 전 우리 산업계에서는 '융합'이 화두였는데, 그 융합의 대표적인 사례로 핀테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핀테크는 IT뿐 아니라 금융계에서도 이미 전세계적으로 '열풍' 수준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IT업계에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금융 산업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금융 업체들도 IT의 도움을 받아 변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구글, 애플, 삼성전자, 페이스북, 이베이, 알리바바, 아마존 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핀테크 시장을 두고 경쟁적으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해외 온라인몰의 상품을 국내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직구(직접구매) 열풍'이 불었다. 당시 이베이를 이용해본 사람들은 이베이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사용하면서 "물품구매가 이렇게 간편할 수 있구나"라며 감탄했을 것이다. 상대방의 얼굴을 안 본 상태에서도 소비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해준 기술이 바로 핀테크다. 즉, 핀테크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IT의 지원을 받아 금융거래를 간편하게 해주는 기술이자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핀테크는 여러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 '간편결제' 서비스다. 또한 핀테크는 스마트폰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동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핀테크의 세계는 이제 간편결제 분야부터 시작하여, 자산관리, 대출, 투자 등 다양한 금융업무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핀테크가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금융업무의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게 있다. 바로 '보안'이다. 돈이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을 통해 거래되면서 이를 노리는 각종 해킹이나 피싱 등의 금융사기도 급증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수법도 다양하다. 보이스피싱에서부터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놓고 소비자들의 보안카드 정보를 빼가는 수법, 돌잔치·교통범칙금 납부 등의 문자를 보내 교묘하게 돈을 빼가는 수법까지 혀를 내두르게 한다. 기술의 발전만큼 사기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는 금융소비자들이 보다 '간편하고' '편리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여기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게 바로 '안전하게'이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편리함은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 뿐만 아니라 그 안전은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아니라 핀테크 산업을 육성시키는 정부와 산업계가 책임져야 할 문제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서비스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재형 민앤지 커뮤니케이션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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