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텔개발자포럼(IDF) 2015'을 열고 차세대 메모리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인텔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질서를 흔들고 있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D램 주변부의 메모리 기능을 강화해 D램 기능을 대체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6세대 프로세서인 스카이레이크 라인에서도 그래픽처리 능력 향상을 위해 22나노 공정의 임베디드 D램(eD램)을 직접 제조해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eD램은 일반적인 D램과 달리 일반적으로 CPU 다이(Die) 내부에 위치해 시스템 캐시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eD램의 성능과 용량이 상승할수록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D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다.
업계는 인텔이 하스웰, 브로드웰 등에서 채택해온 이 방식이 실험적인 수준을 벗어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는 반응이다. 일본, 미국 등 반도체 전문지에서는 인텔이 중장기적으로 eD램을 기반으로 기존 CPU 영역과 D램 영역을 패키지 방식으로 통합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하스웰, 브로드웰, 스카이레이크 등에서 eD램을 패키지에 통합한 목적은 대형 GPU 코어에 필요한 메모리 대역폭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결론적으로 인텔이 앞으로 메모리 대역을 확대하는 데 있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는 일반 DDR 메모리의 전송 속도 향상에 더 이상 의지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이는 현재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능의 칩을 제조하는 애플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시리즈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경쟁사보다 2~3배 낮은 용량·성능의 D램을 사용하면서도 연산처리, 그래픽 구동 속도에서 앞서고 있다. 이는 애플이 프로세서와 함께 고성능 S램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S램은 통상 CPU와 함께 임시저장 메모리 역할을 한다. 인텔의 경우 S램 대신 단가 경쟁력이 높고 대용량 구현이 비교적 쉬운 eD램을 사용했다.
최근 인텔과 마이크론이 발표한 3D 크로스포인트 기술 역시 SSD의 기능을 대폭 끌어올려 D램의 기능을 일부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이 기술을 서버 시장에서 확대한 이후 PC나 모바일에 적용할 경우 IT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인텔이 사실상 전 세계 PC, 서버용 CPU의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인텔의 메모리 시장 침범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우려 섞인 시선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 중 하나인 HBM(고대역폭초고속메모리) 시장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인텔의 메모리 개혁이 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보다 앞서 1세대 HBM 제품을 AMD, 엔비디아 등에 공급했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부터 HBM 2세대 생산에 나서는 한편 오는 2018년 내로 DDR5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