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985년 8월 효성 NAS 주식회사 설립 모습. 30년간 매출 900배· 직원수 10배 이상 '눈부신 성장' NAS 시대~클라우드 시대까지 최적화 제품으로 승부 스토리지 유통업체 탈피… 새 먹거리 발굴 역량 집중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IT강국 코리아. 우리나라가 IT 선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부의 정책적 기반 위에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역시 국내 스토리지 산업의 역사를 함께해 오며 시장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1985년 효성그룹과 미국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합작법인으로 탄생했다. 창립 당시 28명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현재 매출 규모 약 900배, 직원 수는 약 10배 이상 성장하며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1980년대 순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스토리지 시대부터 현재의 모빌리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으로 대변되는 3세대 플랫폼까지 우리나라 스토리지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 산증인으로써 위상이 남다르다.
◇1980년대 메인프레임 시대, 효성NAS 출범= 1980년대 국내 IT시장은 메인프레임 시대로 대변된다. 고가의 대형 컴퓨터인 메인프레임은 미국, 일본 등 외국계 기업이 시장의 100% 장악하고 있었다. 당시 동양나이론 구미공장에서 컴퓨터를 생산하고 있던 효성그룹은 외산 일색의 국내 대형 컴퓨터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 확보가 급선무라고 판단, 메인프레임 시장을 주도하던 미국의 NAS(현 HDS)와 그룹 계열사인 동양나이론의 50대 50 합작형태로 효성NAS주식회사(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를 탄생시켰다. 우리나라 대형 컴퓨터 시장에서 국내 자본이 참여한 유일한 기업이자 PCM(Plug Compatible Mainframe) 공급업체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
출범 후 효성NAS는 IT인프라 도입이 본격화되던 당시 시점과 맞물려 빠르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86년 당시 최고의 PCM 기종이었던 메인프레임 디스크 7380을 한국전력에 공급한 데 이어, 1988년에는 한국방송공사(KBS)에 초대형 범용 컴퓨터를 공급하며 전 국민이 안방에서 88 서울올림픽을 생생히 시청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1990년 RAID 전성시대, 사명 교체로 새 출발= 1980년대 메인프레임 기반의 디스크 스토리지가 대세였다면, 1990년대는 여러 개의 하드디스크를 하나의 가상 디스크로 구성한 레이드(RAID) 기술이 표준 스토리지로 통용되기 시작됐다.
이 시기에 맞춰 효성NAS는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했다. 히타치가 미국NAS를 인수하며 사명을 HDS로 변경하면서, 효성NAS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RAID 기반의 스토리지 시스템과 같이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시장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도 이 시점이다.
199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업계 최초로 RAID 기술을 적용한 데 이어 구성 부품의 이중화와 무정지 시스템을 구현한 7700 스토리지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어 당시만 해도 생소한 중형급 스토리지 제품군도 시장에 출시하며, IT인프라 투자가 시작되던 중소·중견기업을 겨냥한 전략도 수립했다. 특히 1995년 10월 발표한 5700 미드레인지 디스크 제품군은 캐비넷형부터 랙마운트형, 미니타워형, 데스크톱형 등 4가지 모델로, 최소 2기가바이트(GB)에서 최대 333GB까지 지원해 다양한 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2000년 NAS시대의 도래, 매출 1000억원 기업으로 도약= 2000년 밀레니엄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을 둘러싼 IT 환경은 변화의 폭이 거셌다. 닷컴 기업과 통신업체의 부상으로 데이터의 가치가 중요해짐에 따라 스토리지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확장성과 관리가 장점이던 SAN(Storage Area Network)스토리지가 병목현상이라는 한계를 보인 데다,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기업의 재해복구 시스템 수요까지 폭발하면서 스토리지 업계는 이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37테라바이트(TB)의 확장성과 32GB의 데이터 캐시, 초당 6.4GB의 내부속도를 제공해 고확장성, 고신뢰성, 초고속 성능 등을 제공하는 라이트닝 9900시리즈를 출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대형기업 위주의 SAN 스토리지 시장 외에도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영역에 집중해 중형급 스토리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NAS는 기존 LAN 환경에 바로 구축할 수 있는 장점과 함께 SAN에 비해 구축 비용이 저렴하며, PC나 서버에 동시에 접속할 수 있어 파일 공유도 쉽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이를 감안해 SAN, NAS 시장을 개별로 공략하던 것에서 하나의 시스템(유니파이드 스토리지)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9·11 테러사건 이후 우리나라 정부와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진행된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열기도 스토리지 시장 성장에 큰 몫을 담당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2006년 LG CNS와 함께 국내 최초로 미국 워싱턴과 서울을 연결하는 1만2000㎞거리의 한·미 간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이 사업은 국내 기술력에 기반한 최장거리 재해복구 시스템으로, 외교통상부는 전체 DB를 한국에서 미국으로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시스템 장애시 백업 데이터를 미국 현지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NAS 시장의 성장,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수요 등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2002년 전년대비 53%나 성장한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클라우드 시대, 새로운 시장이 열리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스토리지 시장은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게 된다. 스토리지 가상화란 기존 스토리지 위에 가상화 계층을 두고, 이를 서버나 PC가 접속하는 방식을 뜻한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2007년 발표한 '히타치 USP 브이'는 가상화 계층화와 씬 프로비저닝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출시한 제품으로, 내외부 이기종 스토리지를 하나로 운영·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오면서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확장성과 관리 효율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보관하는데 그치는 데이터센터 개념에서 벗어나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인포메이션(정보)센터'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2011년 이에 대응하는 '히타치 VSP'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1년 만에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수 천대를 공급하는 실적을 거두며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 출시한 히타치 VSP G1000은 핵심업무 영역에 최적화한 고사양급 스토리지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S)와 플래시, 재해복구 등 스토리지 최신 현안을 해결하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이 제품과 동일한 스토리지 가상화 운영체제(SVOS)를 적용한 중형급 스토리지 'VSP G 시리즈'를 출시해, 기존 고사양급 제품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성능과 안정성을 중형급 제품에도 지원해 비용 효율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미래 30년, 스토리지를 넘어 토털 IT회사로= 올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창사 이래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미래 3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 수립 때문이다. 현재의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있게 한 스토리지 산업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게 이들의 목표다. 데이터의 폭증으로 스토리지 수요는 늘고 있지만, 하드웨어(HW) 단가 하락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수익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SW)와 어플라이언스 등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고 있지만, 혁신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부족하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지난해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SW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솔루션 업체와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 설계부터 구축, 유지보수까지 제품 전주기 관리를 통한 종합 IT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서비스 역량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통업체라는 인식을 떨쳐버리고 토털 IT솔루션 회사로써 앞으로 30년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이 된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