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차장
홍용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차장


따뜻한 햇살이 자리 잡은 화창한 봄 어느 날, 소방서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 할머니께서 자식들을 위해 가스불에 곰국을 올려놓고 TV를 보시다 깜빡 주무시는 바람에 가스불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으니 공동 조사를 하자는 내용이었다.

사고조사반이랑 함께 출동해서 본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내 마음이 이러한데 자식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주려다 화재를 낸 할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내 어머니 같은 마음에 그나마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니 너무 자책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최근 5년간 가스사고는 총 626건이 발생했는데 이중 앞선 사례와 같이 단순과열이나 사용자의 취급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242건으로 전체 사고의 39%나 차지하고 있다. 특히 10년 전에 비해 가스사고 발생 건수는 약 50% 가량 감소한데 반해 핵가족 시대와 함께 평균 수명증가로 홀로 사는 고령 가구가 급증한 탓에 어르신들과 관련된 사고는 크게 줄지 않고 있는 것은 현 시대상을 반영한 것 같아 씁쓸함 마저 들게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지방자치단체,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는 2012년부터 고령자 가구 11만 1471세대에 대해 가스사고 예방 환경 조성을 위해 가스 타이머콕 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가스 타이머콕이란 기존 가스 중간밸브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가스를 자동으로 차단시키는 기능을 장착시킨 일종의 스마트 밸브이다. 건망증이 심하거나 나이 들어 기억력이 쇠약해진 고령층이 가스불 켜놓은 것을 잊더라도 과열로 인한 화재를 예방해주는 가정 내 꼭 필요한 가스안전장치인 셈이다.

실제로 타이머콕 배부 이후 이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용자의 97%가 만족과 함께 사고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고, 이로 인해 고령층 가스사고도 사업 이전에 비해 22%나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고령층 가구뿐 아니라 스스로가 잦은 건망증으로 화재를 겪을 뻔한 경험이 많다면 가스 사용 시 주의력을 높이거나 각별한 신경을 쓰는 동시, 타이머콕 외에도 과열 시 가스불을 자동으로 꺼주는 과열방지 가스레인지나, 가스누설·과열 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스를 자동으로 차단시켜주는 다기능 가스안전 계량기 등과 같은 가스안전용품을 적극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모든 가스사고를 막는 다는 것은 요원한 일일 수 있지만 타이머콕이나 과열방지 가스레인지, 다기능가스안전계량기 등과 같이 스마트한 가스안전 용품에 관심을 갖고 사용을 확대해 간다면 적어도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는 얼마든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돌아오는 명절 가스를 사용하실 때 마다 항상 신경 쓰시는 부모님을 위해 스마트한 가스안전용품 하나 선물해 드리는 것은 어떨까.

홍용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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