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체제' 구조 재편 막바지?
"계열사 신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
순환출자 단순화 사전작업 분석도


'이재용 체제'의 지배구조 완성을 위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이라는 큰 고비를 넘긴 삼성그룹은 이제 건설과 화학 등 계열사 사업 재편을 마친 뒤 삼성SDS의 합병을 끝으로 승계구도를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은 지난 28일 배터리 소재와 기초화학 사업 부문을 맞바꾼다고 공시했다. 삼성그룹 계열의 사업재편 움직임은 지난 5월 삼성물산 합병안 발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이번 사업 재편은 소규모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 철학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삼성SDI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전지소재 R&D 설비와 특허권, 인력, 양극활물질 생산 합작법인 에스티엠 등 전지소재 사업부문을 받고, 대신 빙초산 등 기초화학 원료를 제조하는 삼성BP화학 지분을 양도한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배터리 소재에서 완성품에 이르는 경쟁력을 갖추고, 추가로 632억원의 현금도 확보한다.

삼성정밀화학은 전지소재 사업부문을 내주고 대신 삼성BP화학의 지분을 49%까지 늘려 삼성그룹 계열의 대표 화학업체로 입지를 굳혔다. 수원 전자소재연구단지 내 삼성정밀화학이 보유한 건물 등의 자산을 삼성전자에 953억원에 매각해 정밀화학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삼성SDI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화학부문의 경우 삼성정밀화학에 역량을 집중해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 매각 이후 사업재편의 다음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조정의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 단순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SDI가 삼성정밀화학의 지분(14.65%)을 매각한 뒤 20.6%에 불과한 최대주주 관계 지분율을 늘리고, 추가로 합병 등의 과정을 거쳐 지배구조 연결고리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지난 6월 말(통합 삼성물산 출범 전) 기준 삼성SDI의 최대 주주는 삼성전자(19.58%)이고, 삼성SDI는 계열사 가운데 삼성물산의 지분을 가장 많이(7.18%)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가 3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와 삼성전자 간 사업 조정 및 추가 합병이 이뤄지면,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더 확실하게 다져진다.

이에 대해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은 이번 사업 재편이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SDI 측은 "세계 전기차 시장 확산 추세에 따라 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 양수를 결정했다"고 이번 재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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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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