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매력 갖춘 준대형 세단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1958년 첫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600만대를 돌파하며 10세대 동안 명성을 이어온 임팔라가 북미 시장을 떠나 바다 건너 최초로 국내에 발을 디뎠다.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다는 맹수인 사자도 사냥에 실패한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순한 임팔라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봤다.

시승은 지난 14일 한국GM 측에서 마련한 시승행사를 통해 진행했다. 여수공항을 출발해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리조트까지 약 100㎞ 구간을 임팔라 3.6ℓ LTZ 모델로 진행했다. 남해 특유의 바닥 포장이 거친 고속도로와 구불구불한 해안 길은 임팔라의 다양한 주행성능을 파악하기에 제격이었다.

운전석에 앉자 밝은 갈색과 검정이 적절하게 섞인 모하비 투톤으로 연출한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온다. 부드러운 촉감의 마감 소재와 프렌치 스티칭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특징인 듀얼-콕핏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인체 공학에 기반을 둔 시트와 3중 실링 도어, 5.0㎜ 이중 접합 차음 유리로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에게 안락함을 제공한다.
쉐보레 임팔라 모하비 인테리어.  한국GM 제공
쉐보레 임팔라 모하비 인테리어. 한국GM 제공

여기에 별도 어댑터 없이 바로 차량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220V 인버터와 액티브 폰 쿨링 기능을 포함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 거치대, 11개의 고성능 스피커를 장착한 BOSE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 등의 실내 편의사양은 국내 소비자들이 모두 반길만한 요소들이다.

시승 모델인 임팔라 3.6ℓ LTZ는 동급 최대인 최고출력 309마력과 최대토크 36.5㎏·m의 힘을 발휘한다. 제원상 수치는 훌륭하나 실제 주행 시 느껴지는 퍼포먼스는 그에 미치진 못한다. 다소 '심심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 이 주행감은 임팔라처럼 대형 세단에는 '안정감'으로 포장할 수도 있겠다. 흔히 퍼포먼스가 뛰어난 차들은 '밟는 대로 나간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임팔라는 정확히 이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반응속도와 확 치고 나가는 맛이 확실하게 떨어진다. 하지만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과 큰 차체가 주는 안정감 덕분에 장거리 주행에도 몸으로 오는 충격과 피로감이 적다는 점은 만족스럽다. 임팔라에는 최근 출시한 다른 브랜드 모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코'와 '스포트' 같은 주행모드 선택이 없다. 앞서 언급한 심심함이 더 와 닿을 수 있는 요인일 수 있다. 이를 두고 니콜 크라츠 GM 글로벌 준대형 및 중형 차량개발 총괄 엔지니어(상무)는 "3.6ℓ는 스포티하고 편안한 주행을 원하는 고객에게, 2.5ℓ는 연비를 중시하면서 안락함에 중점을 둬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주행을 마친 뒤에도 임팔라의 매력은 끝나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 트렁크에서 마지막 탄성을 자아낸다. 4개의 골프백이 들어갈 정도로 넓은 535ℓ의 트렁크 적재공간은 미국에서 임팔라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기존 쉐보레 대형차인 알페온에서 지적받아 온 트렁크 공간 활용이 떨어진다는 문제점과 동급 준대형차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임팔라는 3.6ℓ LTZ 모델 외에도 2.5ℓ 직분사 엔진과 3세대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한 LT와 LTZ 모델로 구성했다. 가격은 2.5ℓ LT 3040만원, 2.5ℓ LTZ 3851만원, 3.6ℓ LTZ 4191만원이다.

노재웅기자 ripbird@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