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면제 등 파격지원


미국, 일본, 중국 등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소비국에서 전기자동차 점유율이 급증하고 노르웨이 등 북유럽 산유국에서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 잡은 반면 한국 전기차 시장은 변방을 맴돌고 있다. 친환경 차량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시장 경쟁에서 이미 밀렸는데,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나 기업의 공격적인 연구개발도 부진한 상황이다.

20일 전기차 이니셔티브(Electric Vehicle Initiative, 이하 EVI)가 발표한 2015년 세계 전기차 보급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노르웨이의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직전 연도에 비해 5.2% 증가한 12. 5%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에 한해 자동차 등록세, 소비세, 통행료를 면제하고 버스 전용차선 이용, 공용 주차장 무료 사용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건 것이 주효했다. 3만4000대 가량의 전기차가 주행 중인데, 올해 상반기 판매 신차 3대 중 1대가 전기차였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론 노르웨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3대 시장인 미국, 일본, 중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도 주목할 만 하다. EVI에 따르면 2014년 말 세계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 66만5000대 중 미국이 39%(27만5104대)를 차지했다. 일본이 16%(10만8248대), 중국 12%(8만3198대)로 뒤를 잇는다. 미국은 전기차 비중이 2013년 최초로 1%를 넘어섰고 2014년에는 1.5%에 달한다. 노르웨이나 네덜란드(3.9%)에는 못 미치나 앞선 정책 지원과 인프라 보급에 힘입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영국·프랑스·중국·일본 등 16개국과 2010년 EVI 리더십포럼을 구성, 회원국 정부 간 전기차 활성화 정책 공조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 1만7000대 수준이던 미국 전기차 시장은 이에 힘입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테네시·델라웨어·캘리포니아주에서 전기차 공장 설립 자금, 배터리·모터 등 핵심부품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관용차 50%를 전기차로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테슬라는 이 와중에 '국민 전기차'로 자리 잡았고, 전기차 관련 기술 표준을 시장 확대에 나선 주요 완성차 업체와 공유하며 긴밀한 제휴를 추진 중이다.

'전기차 변방' 한국은 지난 4월에서야 EVI에 신규 가입, 지각 행보에 나섰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가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EVI 주도국 지원책과 비하면 미적지근하다. 국산 전기차는 기아차 레이 EV, 쏘울 EV, 르노삼성 SM3 Z.E.,한국지엠 스파크 EV 등 4종에 불과했는데 현대차가 소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통해 뒤늦게 가세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000대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전기차 시장에서 뒤진다는 의미로 끝나지 않는다. 전기차 시장도 다른 IT 시장과 마찬가지로 '승자독식'이 예상되는 만큼, 자칫 더 늦었다간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와 소비자 기호를 감안하면 현시점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이 채산성에 맞지 않을 수 있으나 에너지 규제와 친환경 드라이브를 감안하면 현대차 등 국내 업체 대응은 너무 늦었다"며 "집중적인 정책지원과 연구개발이 절실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관련 경쟁에서 영원히 변방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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