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존자원 없는 현실 고려 대대적 발전소 건설
원자력 발전을 기반으로 기적적인 경제성장 이뤄내
원자력 이용책임 다하는 새로운 도전 시작할 때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지난 15일 광복 70년을 맞아 태극기 물결이 광화문을 넘실 거리는 모습을 보여 새로운 감동을 맛보았다. 이 모습은 젊은이들을 포함한 우리 사회에 광복의 의미를 일깨워 줬다. 지난 70년간 우리 사회가 이뤄낸 놀라운 발자취를 음미하고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광복 직후의 어려운 사회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안타까운 것은 광복 70년에 이르러 일제강점기를 겪은 세대들이 노령화되고 당시 시대상을 다룬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이 점점 줄어들면서 일제강점기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아예 모르는 젊은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광복 직후인 1950년대의 국민소득은 겨우 65달러로 오늘날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하다는 가나, 가봉보다도 빈곤한 나라였다. 광복 직후에 태어난 필자가 학창시절을 보낼 때만 해도 호롱불을 켜고 책을 읽었다. 남한에는 변변한 발전소가 없어 북한의 수풍·수력발전소에 의존하다 일방적으로 단전을 당하곤 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산업의 토대가 되는 기간산업을 육성했고 에너지 분야에서는 원전을 포함한 대대적인 발전소 건설이 추진됐다. 원자력발전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일제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지 7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는 안정적인 원자력발전을 발판으로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다.

무역규모 세계 8위로 우뚝 섰고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달러를 바라보게 됐다. 원자력발전은 놀라운 속도로 기술자립을 이뤄 해외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원자력이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원전은 우리에게 방사성폐기물이라는 숙제도 남겨줬다. 원자력 이용으로 발생한 직접적 혜택을 본 우리 세대가 원자력 이용이 탁월한 선택이었고 성공적이었음을 다음 세대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원자력 이용에 따른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경주 방폐장이 오는 28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원자력 이용에서 책임까지 '완성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얼마 전에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한데 모으는 공론화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얻어낸 국민적 중지를 바탕으로 원자력 이용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완성할 차례다. 해외에서는 1965년 이후 10개국에서 26개의 지하연구처분시설을 운영하며 안전성 확보과정을 국민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있다. 공론화위원회가 2020년까지 지하 연구처분시설 부지 선정을 권고한 것은 심층지질조사 및 연구가 적기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권고에 대한 실현가능성 확인과 정책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마련은 단순히 부지마련의 문제가 아니라 인력양성, 부지 및 안전규제 연구, 기술개발을 위한 지하연구시설 건설, 예산확보 등 다양한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 국회, 시민단체, 사업자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지난 주말 경주 방폐장 방문자센터인 코라디움에도 태극기 물결이 장관을 이뤘다. 광복 70년의 자취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이뤄낸 자랑스러운 성과이며, 앞으로 선진 한국과 통일국가로 나아가는 70년의 미래비전을 만들어 가야 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방폐물사업 역시 지금까지의 30년이 중저준위방폐물 문제 해결을 위한 여정이었다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원자력의 이용책임을 다하는 후행 핵주기를 완성하는 의미깊은 한해를 만들어 가는 새로운 도전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 확보과정에서 수많은 경험과 기술을 축적했다. 또한 후행 핵주기 완성을 위한 새로운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과학과 문화가 융합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과 좀더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면 신뢰는 저절로 쌓일 것이다. 그것이 우리 공단의 설립 이유라고 믿는다.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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