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


"원자력은 머리에서 캐낸 에너지입니다. 또 원자력 기술 자립은 외국 선진 기술을 모방해 온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있어서 '기술 식민'에서 해방한 것 같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사진)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의 원자력 기술 자립 의미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장 회장은 "6.25 이후 우리나라가 원자력에 관심을 가진 것은 에너지원으로서의 성장 잠재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성을 정확히 예측하고, 최고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쓰러진 국가를 일으키고 산업발전을 이루기 위한 돌파구로 원자력을 선택한 것이다.

장 소장은 "가난한 우리나라가 처음 원자력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비웃었고, 우리 국민들조차 냉소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고 반세기가 흐른 지금 기술 자립을 넘어 기술 수출국 반열에 올라서는 영광을 만들어 냈다"고 피력했다.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원자력 기술 자립의 초석을 놓은 것은 국내 최초의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2'의 역할이 컸다.

그는 "트리가 마크-2 가동과 함께 원자력 연구개발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고, 이후 기술을 하나둘 확보해 1978년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를 통해 원자력 발전 시대를 개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자력 연구개발의 법적 근거인 '원자력법'이 1958년 제정된 지 20년 만에 세계에서 21번째 원자력발전 국가 대열에 들어선 것.

장 소장은 "원전 상용화 성공 이후 우리의 목표는 '원자력 기술 자립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었다"면서 "이때부터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개발 역사에 길이 남을 핵연료 국산화, 한국형 원전 개발,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건설 등의 과업을 우리 손으로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 자립의 결실인 '한국형 원전' 개발 당시 미국으로 파견된 원자력연구소 연구자들이 '원자로 설계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태평양에 빠져 죽겠다'는 결의로 목숨을 걸고 기술 자립에 임했다는 일화는 아직 널리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기술자립에 대한 열망이 컸다.

장 소장은 "우리가 기술자립을 못 하면 외국에 의존하는 '원자력 기술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각오로 모든 연구자들이 한마음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한 '스마트'는 물부족 국가나 전력망이 분산된 섬나라에서 전력생산과 해수담수화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일체형 소형 원자로"라며 "앞으로 열릴 소형 원자로 시대를 견인할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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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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