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덕 경희대 치과대학 교수 (MRC 치아와 치주조직 재생 연구센터)
박용덕 경희대 치과대학 교수 (MRC 치아와 치주조직 재생 연구센터)


사전적 의미로 물체가 외부의 힘을 받지 않는 한 정지 또는 등속도 운동의 상태를 지속하려고 하는 성질이다. 나는 이 용어를 중학교 2학년 수업시간에 처음 들었는데, 그 당시 과학시간에 뉴턴의 제1법칙으로 '관성'의 정의는 '움직이고 있는 물체가 계속 작용된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성질'이라고 들었고, 그 설명이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자리잡혀왔다. 평범한 사실이 과학 법칙이었다는 호기심은 이후 오랫동안 그리고 이러한 의미만으로도 입시와 일상적 대화에서도 무리없이 사용하여 왔던 것이다. 물론 선생님께서 올바른 정의를 가르쳐 주셨는데, 내 기억의 한계나 이해로 반쪽짜리 정의가 되었을 것이다. 내 머리에서 오랜 시간동안 운동하는 물체만 생각했을 뿐 정지해 있던 물체가 정지하려는 사고까지로 확대하지는 못했고, 성인이 되어서야 폭넓은 의미와 진정한 정의를 확인하게 되었다. 어쩌면 먼 훗날 이보다 더 확대되거나 수정된 의미가 나타날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이론으로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릴적 ET영화가 대단한 돌풍을 끌며, 외계 세상에 대한 무한한 꿈을 인류에게 던졌는데, 도대체 이 우주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지닌 곳이 있을까. 있다면 얼마나 많을까.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여 넘치는 지구로부터 이주하여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등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당시의 나와 같은 어린 마음들은 우주영화 감상 이후 우주선에 대한 생각으로 UFO에 대한 상상력이 커지고, 우주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우주여행을 꾸며 어른이 되어 갔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의 우주영화들은 줄 곳 우주인의 모습을 오징어 머리처럼 생긴 모습으로 그려왔고, 우주선은 비행접시 형태로 고착화됐다. 아이들에게 우주선과 우주인을 그리라 하면, 지금 나의 생각과 크게 차이 없는 모습을 그려댄다. 상상력이 국한되고 제한된 아쉬움이 커지는 세태를 바라본다.

세상에 새로운 이론과 학설이 태어날 때 우리는 무한한 감탄이나 비판을 공유시키며, 반복적이고 재생산적인 연구와 학습을 통해서 새 이론을 변형하고 또한 더욱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향으로 수정해 나간다. 이러한 수정자의 몫은 당연히 주제에 관련된 후세대의 몫이 될 것이다. 나의 상상력을 동원해 보면, 아직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우주인의 크기가 혹시 개미만해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 우주인이 꼭 지구인처럼 산소와 물을 먹어야 사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우주의 다른 원소를 주식을 먹고 살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나 중심의 사고에서 확대되지 못하고, 기존의 질서만을 고집하면서 나와 비슷한 환경의 우주만을 찾는 관성에 빠진 것은 아닐까. 수년 전에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연구팀이 지구에서 약 6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환경이 닮은 '쌍둥이 지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지구인과 유사하고 그곳에 물이 있다고 할지라도 인류가 도착하려면, 빛이 600년 동안 간 시간거리(지구시계로 2200만년)에 위치한 별이라서 인류의 200만 년 역사를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이러한 상상력 또한 인류가 발전할 수 있는 초석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사고 반경이 이처럼 더 넓은 우주로 팽창하고 더불어 가능성이 커지는 발견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지금까지 나를 지배해온 관성처럼 우주 저편 어딘가에서만 골디락존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배터리 충전기 대신에 충전된 에너지도 이메일에 문서파일을 첨부하듯이 보낼 수 있다는 상상력처럼 바로 태양계 내에서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발아래에서 골디락존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다면 그것이 더욱 실용적인 과학의 혁명이 아닐까. 200여년 전의 헤겔만이 정반합을 시도한 것이 아니다. 헤겔보다 수 십년을 앞선 위대한 실학자인 실천적 실학자 박지원의 법고이지변(法古而知變), 창신이능전(創新而能典)을 떠올려 본다.

박용덕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교수(MRC 치아와 치주조직 재생 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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