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경기침체 등 세계경제 '9월 위기설'까지 대두 자금이탈 심화·신흥국 위기 전이 가능성 우려도
세계 경제가 중국 경기의 침체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빠르게 위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최근 위안화 가치를 연이어 절하하면서 세계 증시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더구나 내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에 '9월 위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가뜩이나 위축해 있는 한국 경제에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1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1162 위안에서 나흘 새 6.3975위안까지 올랐다. 위안화 가치가 4.6% 떨어진 셈이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 인민은행이 11일 위안화 가치를 1.86% 전격 평가절하하면서 본격화했다. 중국의 '깜짝' 위안화 평가절하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은 치솟았고 세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중국이 환율 카드까지 내놨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를 7%로 설정했다. 1분기와 2분기의 성장률은 각각 7%로 집계됐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 폭락과 지표 부진 등으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중국 경제 불안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을 수밖에 없다. 위안화 쇼크로 한국 주식시장은 2000선이 무너지고 한 달새 원화 값은 6.8%나 떨어져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신흥국의 부도 위험도 급등했고, 이로 인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3일 63.10bp까지 올라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여기에 중국의 환율 전쟁 가세로 다른 나라도 양적 완화에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 상태에서 내달 미국 금리 인상마저 이뤄지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의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이 2008년 12월 이래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심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신흥국 경제 역시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당장 브라질과 터키 등을 취약국가로 분류하고 있지만 한국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이처럼 금융 시장에 연이어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국내 주식부호들이 주식 자산이 보름 새 2조원 이상 줄었다. 1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주식 가치는 지난달 말 11조3259억원에서 현재 10조8522억원으로, 4738억원(4.2%) 감소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가족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부자의 보유 주식 평가액도 뚝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