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개 과제중 구매이행 36건 그쳐 … 민간대기업·해외기업보다 낮아
감사원 특별감사 드러나
국민안전처 등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구매를 조건으로 중소기업에 신제품 연구개발(R&D)을 제안해 놓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 드러났다.
예산 편성 없이 사업을 주먹구구로 추진하는가 하면, 담당자 변경을 이유로 성공적으로 개발을 마친 제품을 당초 약속대로 구매하지 않는 사례 등이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 기관인 중소기업청은 이에 대한 실태 파악 등 기본 관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감사원의 '중소기업 R&D 지원실태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중기청이 실시한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사업에 대한 공공부문의 구매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사업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수요처가 구매하는 조건으로 중기청이 정부출연금을 지원한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구매를 통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함께 기술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감사 결과 사업 수행 기간 3년 동안 성공 판정을 받은 138개 연구개발 과제 중 공공기관이 당초 계획대로 구매를 이행한 경우는 단 36건에 그쳤다. 아예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사례도 58건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민간부문은 301개 성공 과제 중 191개 과제를 당초 계획대로 구매했고, 해외부문도 103개 과제 중 77개 과제를 구매했다. 공공부문의 구매 비율이 민간 대기업·해외 기업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공공부문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도 다양했다. 국민안전처(구 소방방재청 소관)의 경우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판정된 제품을 실패한 과제로 잘못 판단해 구매하지 않는가 하면, 심지어 업무 담당자 변경으로 인해 성공한 개발 사업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발을 마쳐놓고도 기존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아 제품을 구매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서부발전공사의 경우 기술개발을 제안해 놓고도 기존 설비와 호환이 되지 않아 구매하지 못하는가 하면 동서발전공사는 부품 교체 수명 주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당초 계획대로 구매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 공공부문의 구매율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무 관청인 중기청은 관리 감독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개발이 성공했음에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과제에 대해 중기청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경우는 단 10%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담당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데 그쳤다.
중기청은 감사원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이견 없이 사업 관리 업무를 내실 있게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중기청이 공공부문 전체를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중기청 산하기관 관계자는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다지만 올 상반기에도 공공부문의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도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는 등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불신이 공공 부문에 만연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중기청이 산업부 산하의 외청이다 보니 발전 공기업과 같은 공공 부문에 구매를 강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
감사원 특별감사 드러나
국민안전처 등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구매를 조건으로 중소기업에 신제품 연구개발(R&D)을 제안해 놓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 드러났다.
예산 편성 없이 사업을 주먹구구로 추진하는가 하면, 담당자 변경을 이유로 성공적으로 개발을 마친 제품을 당초 약속대로 구매하지 않는 사례 등이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 기관인 중소기업청은 이에 대한 실태 파악 등 기본 관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감사원의 '중소기업 R&D 지원실태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중기청이 실시한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사업에 대한 공공부문의 구매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사업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수요처가 구매하는 조건으로 중기청이 정부출연금을 지원한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구매를 통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함께 기술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감사 결과 사업 수행 기간 3년 동안 성공 판정을 받은 138개 연구개발 과제 중 공공기관이 당초 계획대로 구매를 이행한 경우는 단 36건에 그쳤다. 아예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사례도 58건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민간부문은 301개 성공 과제 중 191개 과제를 당초 계획대로 구매했고, 해외부문도 103개 과제 중 77개 과제를 구매했다. 공공부문의 구매 비율이 민간 대기업·해외 기업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공공부문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도 다양했다. 국민안전처(구 소방방재청 소관)의 경우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판정된 제품을 실패한 과제로 잘못 판단해 구매하지 않는가 하면, 심지어 업무 담당자 변경으로 인해 성공한 개발 사업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발을 마쳐놓고도 기존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아 제품을 구매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서부발전공사의 경우 기술개발을 제안해 놓고도 기존 설비와 호환이 되지 않아 구매하지 못하는가 하면 동서발전공사는 부품 교체 수명 주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당초 계획대로 구매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 공공부문의 구매율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무 관청인 중기청은 관리 감독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개발이 성공했음에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과제에 대해 중기청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경우는 단 10%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담당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데 그쳤다.
중기청은 감사원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이견 없이 사업 관리 업무를 내실 있게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중기청이 공공부문 전체를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중기청 산하기관 관계자는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다지만 올 상반기에도 공공부문의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도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는 등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불신이 공공 부문에 만연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중기청이 산업부 산하의 외청이다 보니 발전 공기업과 같은 공공 부문에 구매를 강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