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1000배 성능 '3D 크로스포인트' 신기술 연내 제품화
삼성전자, 기술 파악 총력전… 차세대 양산 투자 앞당길듯

인텔이 공개한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 기술. 사진= 인텔
인텔이 공개한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 기술. 사진= 인텔


인텔이 선보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인 '3D 크로스포인트'를 두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인텔의 발표 이후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 기술 파악에 돌입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선보인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은 기존 메모리 업계에서 연구해오던 차세대 반도체인 Re램, P램과 유사한 구조의 기술로, 정보를 저장하는 셀(Cell)에 대한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 1987년 도시바가 처음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선보인 이후 약 30여년 만에 시장에 큰 변혁을 가져올 만한 기술로 판단하고 있다. 이 메모리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D램 메모리에 비해 10배의 용량을 집적할 수 있고, 낸드플래시보다 1000배의 속도와 내구성을 갖게 된다.

기존의 낸드플래시는 셀 접근 방식 측면에서 근본적 한계가 있었다. 셀에 저장된 데이터를 읽거나 쓸 때 바로 셀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한 줄에 정렬한 정보를 한 번에 모두 읽어낸 뒤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학생 한 명과 면담하기 위해 한 분단을 모두 복도로 데려온 뒤 한 명만 교무실로 데려가는 방식인 셈이다.

반면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은 가로, 세로로 배치된 회로를 통해 데이터가 저장된 셀에 각각의 '주소'를 부여할 수 있다. 콘트롤러가 특정 셀을 불러올 때 가로 번호와 세로 번호만 알면 된다. 수많은 교차점(크로스포인트)을 기반으로 생성하는 '도로명 주소'와 비슷한 방식이다.

이 기술은 현재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3D 낸드 구현도 쉽다. 인텔 관계자는 "이 기술은 셀을 수직으로 쌓는 3차원 구조를 가질 수 있다"며 "회로 위에 셀, 다시 그 위에 회로가 자리 잡는 방식의 구조인 만큼 셀, 회로를 반복해서 쌓는 다층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텔은 3D 크로스포인트를 적용한 메모리 양산 준비를 마치고 올 하반기에 완제품 형태로 만든 시제품을 파트너사에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제품군은 오는 8월 중순 열리는 'IDF'에서 공개한다. 인텔 관계자는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은 인텔과 마이크론의 독점적인 기술로 현재 다른 회사에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고 마이크론의 낸드 생산능력이 업계 4, 5위권인 만큼 당장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인텔의 신기술이 기존에 연구 중이던 차세대 메모리의 일종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텔의 메모리 시장 진출은 기존에 마이크론과 함께 진행하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등을 통해 이미 예견된 바 있다. 문제는 양산 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양산 시점을 오는 2019년 이후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번 인텔, 마이크론의 발표로 차세대 메모리 양산 투자를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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