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모호·거미줄 지배구조·상생 외면
해외계열사 소유실태 파악 착수

롯데그룹이 기업 국적 정체성 논란에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상생과는 거리가 먼 기업풍토 등 온갖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일부 소비자단체가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했고, 정부와 새누리당은 6일 오후 김정훈 정책위의장 주재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대책을 협의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 해외 계열사 실태 파악에 나서는 한편 롯데 측이 허위 자료를 제출할 시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세청은 롯데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고, 하반기 예정된 롯데 소공점 면세점 재승인 등 각종 현안 사업에서도 '오너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한류 최대 수혜기업은 롯데다. 국민들은 한류와 정부의 각종 혜택으로 성장해온 롯데의 행태에 대해 강한 배신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각종 특혜와, 한국과 일본에 '양다리'를 걸친 결과 오늘날의 '유통 공룡그룹'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서울시 도시계획을 총괄한 손정목 교수는 회고록을 통해 "당시 박정희 정부는 롯데가 기존 법망에선 불가능했던 사업들을 모두 이뤄낼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총괄회장은 1948년 일본에 껌 회사 주식회사 롯데를 세운 19년 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한국 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 각종 회사를 인수·설립하면서 사업을 확장했고 1973년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인 롯데호텔을 세웠다. 이후 1974년 칠성한미음료를 인수해 롯데칠성음료로 바꿨고, 삼강, 롯데햄, 롯데리아 등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롯데건설, 호남석유화학, 롯데상사 등도 이 시기에 설립됐고, 1979년 롯데쇼핑을 설립해 유통재벌로 군림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외자도입특례법을 제정해 외자 기업에 각종 세금을 5년간 면제하는 특혜를 제공했다. 호텔부지 일대를 특정가구정비지구로 지정해 국립도서관을 롯데의 손에 넘겨줬지만 호텔롯데는 부동산 취득세와 재산세를 낼 필요가 없었다. 대기업이라면 마땅히 하는 각종 사회적 기여 및 상생과는 거리가 먼 기업풍토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직원 임금수준도 낮아 임금착취기업으로 알려졌다. 10대 그룹 임직원 임금수준 조사 결과 롯데그룹은 작년 직원 평균 급여가 3731만원으로, 1위인 현대차의 34%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각종 알짜기업은 먹성 좋게 인수해, 사회와 국민은 안중에 없고 총수 일가의 주머니만 불리는 기업으로 커왔다. 최근 금호렌터카와 하이마트로 롯데의 손에 들어갔다.

416개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0.5% 지분을 가진 총수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비상식적 운영도 빈축을 사고있다. 대부분의 지분이 일본 기업에 있기 때문에 지난 5년 동안만 롯데계열사의 배당금 3000억원 가량이 일본으로 흘러갔다.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인 광윤사는 자본금 약 2억원(2000만엔)으로 거대한 한일 롯데그룹을 거머쥐고 있다.

이번 사태가 롯데의 주력사업으로 연말 재입찰 예정인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부산 북항에 추진하는 신규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도 백지화가 점쳐진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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