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에 판문점 근처 비무장 지대에서 근무를 할 때 있었던 일이다. 도끼만행 사건이 있은지 얼마 안될 때였기 때문에 가끔 북한군이 부대 한 가운데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갔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내가 복무하는 중에 북한군의 총에 맞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순찰을 도는 중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때로는 너무 헤이해진 나머지 같은 아군의 오발사고에 의해서 총에 맞는 사건이 두 건이 있었다.
질병과의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몸에서는 각종 병원균과 면역세포 간에 전쟁이 벌어지는데, 가끔은 병원균이라는 적군의 공격보다 면역세포라는 아군이 자기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오발사고'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이런 오발사고로 인해서 발생하는 질병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질병이 생기는지, 또한 그 치료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자가면역질환의 간단한 개념
우리 몸에서 각종 병원균과 싸우는 면역시스템을 관장하고 있는 면역군은 혈액 속의 백혈구다. 혈액의 흐름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면서 우리 몸에 침입한 적과 대항해 싸우는 전사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요즈음에 면역군인 아군의 오발사고를 통하여 심각한 질병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결과로 생기는 질환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부르는데, 공격하는 부위에 따라서 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베체트, 원형탈모증, 건선피부병, 경피증, 혈관염, 쇼그렌증후군, 크론씨병, 재생불량성빈혈, 천식, 아토피성피부병, 다발성경화증, 갑상선기능저하증, 소아형당뇨병 등 그 종류만 해도 80여 가지에 이른다. 자가 면역 질환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4배 정도 많다. 유럽과 북미주의 경우 전체 인구의 5%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20∼50세에 주로 발병한다.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왜 면역세포가 아군과 적군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 걸까. 현대의학은 "아직까지 정확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다"고 밝히고 "다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극심한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에 대해서 주목할 만한 이론이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 영양생리학자 정현초 박사는 "우리 몸의 면역계가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유로 두 가지 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세포 간의 대화단절론이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기본 단위는 세포다. 세포 하나하나가 모여 조직을 이루고 조직은 기관을 형성하며 기관은 시스템을 만든다. 그래서 우리 몸은 세포와 조직, 기관, 그리고 시스템의 집합체다. 따라서 내 몸이 건강하려면 내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부터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조직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은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어야 한다. 만일 적이 침입하면 그 사실은 즉시 모든 세포에게 전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세포간의 대화는 늘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어야 한다. 특별히 우리 몸의 세포들과 면역세포 간에 대화가 단절되면 아군과 적군을 분별하는 일에 착오를 일으켜 자기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린다. 이것은 마치 현대 전쟁에서 정보가 잘못되어 아군에 대한 오발사건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
둘째는, 과도한 오염물질 축적론이다. 우리 몸속에 오염물질이 축적되면 이것을 치우는 것은 백혈구의 몫이다. 만약 우리 몸속에 오염물질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백혈구가 힘들어진다. 그러다보면 병원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싸울 여력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오염물질을 치우는 데 이미 너무 많은 힘을 쏟아버린 결과다. 그렇게 되면 면역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긴다. 이렇게 백혈구와 같은 면역군을 피곤하게 만드는 오염물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존스 홉킨스 의과 대학에서는 "지구상의 인류가 앓고 있는 질병은 3만6천여 가지가 있는데 이 질병의 모든 원인은 활성산소이다"라고 발표했다. 즉 우리 몸을 오염시키는 모든 오염물질은 최종적으로 활성산소를 발생시킴으로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과도한 활성산소의 축적은 직접적으로 우리 몸의 조직들을 공격함으로 각종 질병을 유발시킬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약화시킴으로 분별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면역세포가 자기자신의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원리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방법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인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회복되는 것을 백투에덴 해독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을 돌보면서 확인하게 됐다. 그렇다면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을 어떻게 제거해줄 수 있을까.
첫째,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원인 중에 하나인 단절된 대화의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먼저 세포의 집합체인 나와 절대자 사이에 나누는 영적인 대화의 통로가 원활하게 회복돼야 한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나누는 사회적인 대화의 통로가 회복돼야 한다. 또한 나와 음식, 공기, 물, 햇빛 등 천연계와 나누는 환경적인 대화의 통로가 회복돼야 한다. 이렇게 전인적인 대화의 통로가 회복될 때,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도 각각의 조직과 대화를 원활하게 나누고 피아를 구별하는 분별력이 회복되면서 자가면역질환이 치료될 수 있다.
둘째, 우리 몸에 축적된 활성산소와 같은 오염물질을 해독시켜주는 것이다. 활성산소를 해독시켜주는 항산화제는 각종 야채와 과일 속에 함유되어 있다. 항산화제는 많은 임상실험을 통해서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라이코펜, 베타카로틴 등의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남성의 인터루킨-2와 인터루킨-4 생산이 증가했고, 말초혈관의 단핵구의 활동성이 향상 됐으며, 카로티노이드가 부족한 식생활이 T세포의 증식을 위축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대표적인 카로티노이드인 베타카로틴 섭취가 증가하니 특정 사이토카인에 대한 림프구 표면의 수용체 기능이 좋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이렇게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즙으로 짜서 충분히 섭취함으로 활성산소의 독을 해독시켜줄 때 자가면역질환이 회복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비무장 지대에서 군생활을 할 때 오발사고를 낸 병사를 두 가지 방향으로 처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병사는 외출금지, 계급강등, 월급감봉 등 모든 규정을 동원하여 억누르는 형벌을 가했다. 그 병사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북한으로 넘어감으로 대형사고를 쳤다. 또 다른 오발사고를 낸 병사는 후방으로 보내서 특별교육을 받게 한 다음에 다시 부대로 배치했다. 그 병사는 무사히 자기의 임무를 다하고 만기제대를 했다.
면역세포의 오발사고인 자가면역질환을 극복하는 비결도 비슷하다. 이런저런 약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면역세포를 억누르기만 하면 더더욱 증상을 크게 악화시킬 뿐이다. 잠시 '후방으로' 보내 쉬게 하면서 자신을 비롯해서 가족과 친구 등과의 관계를 뒤돌아보고, 종합적으로 영양상태를 보충하고, 몸과 마음속에 있는 모든 활성산소, 근심걱정 등의 오염물질을 해독시켜줌으로써 다시 면역세포가 힘을 얻도록 해주는 것이 자가면연질환에서 회복되는 가장 좋은 길이 될 것이다.
양일권 국제백투에덴운동본부 회장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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