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특화 은행상품 쏟아진다 기존 고객 지키고 타 고객 빼앗는 전략 10월 시행 앞두고 '서비스 차별화' 고심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왼쪽 첫번째)이 30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1회 IBK평생고객 시상식에 참석해 고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은행들이 10월 계좌이동제의 시행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은행들은 주거래 고객에 대한 우대 상품을 만들고 고객서비스 차별화 방안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계좌이동제에 특화된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9일 KB국민은행은 신상품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통장, 카드, 적금, 대출 등 4개 컬렉션으로 구성돼 있는데 KB국민은행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은 물론 기존 거래 고객에게도 수수료 면제, 대출금리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이달 13일 신한은행은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신한 주거래 우대 통장, 적금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거래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수수료 면제와 금리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신상품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또 이달 15일에는 수협은행이 주거래 고객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 'Sh평생주거래통장', 'Sh평생주거래종합통장대출' 'Sh100세만기자유적금' 패키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5월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인 '마이플러스통장'을 새로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3월 계좌이동제를 대비해 주거래 고객에 대한 혜택을 늘린 입출식 통장, 신용카드 및 신용대출 상품으로 구성된 '우리 주거래 고객 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평생고객부를 신설하고 IBK평생고객을 선정해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이날 IBK기업은행은 처음으로 IBK평생고객 3명을 선정했다.
은행들은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기존 고객을 지키고 타은행 고객을 뺏어오기 위해 이런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좌이동제는 말 그대로 주거래 계좌를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제도 시행을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는 요금청구기관에 등록된 자동납부 현황을 일괄 조회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해지하는 자동이체통합관리시스템을 7월 1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 내역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스템은 현재 자동납부 조회, 해지 기능을 제공하는데 10월부터는 통신, 보험, 카드사 등 대형 요금청구기관에 대한 자동납부 변경서비스가 시작된다. 이에 금융권은 10월부터 계좌이동제가 사실상에 시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은 10월 계좌이동제 시행을 전후로 은행들의 고객 잡기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계좌이동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다"며 "내부적으로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다른 은행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에서 주거래 고객에게 대한 혜택을 늘리면 이에 대응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이 어떤 상품을 준비하고 출시하는지 면밀히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