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윤사 33% 등 우호 2/3 신동주 전 회장 승리 자신
롯데측, 우리사주 12% 등 전체 절반 넘는 지지 주장


롯데 후계다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주총회 표 대결 의지를 밝히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홀딩스 우리사주, 롯데 관계사 등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빠른 시일 내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교체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대표로 있는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지분 33%를 갖고 있고 나는 2%에 못 미치지만 32%의 종업원 지분(우리사주)를 합치면 3분의2가 된다"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결권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동빈 회장 등의 해임은 신 총괄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며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쫓아낼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해임 지시를 듣지 않으니 일본 롯데홀딩스를 직접 찾아가 신 회장 등을 해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제에서 본다면 신 총괄회장의 신 회장 '축출'에 대한 강한 의지는 한국 롯데그룹 핵심 임원들에 대한 해임 지시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직후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임원 3∼4명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지시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는 장남 신 전 부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이 관여했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과 이 같은 정황이라면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 해임을 상당한 의지를 갖고 지시했지만 이사회를 장악한 신 회장측이 오히려 이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결국 창업주인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신 회장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신 총괄회장이 28%,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 광윤사가 27.65%,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 20% 안팎, 우리사주가 12%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롯데그룹측은 신 회장이 자신의 지분 20% 외에도 우리사주 지분 12% 등을 우호 세력으로 확보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가 33%, 신 전 부회장이 2% 미만, 우리사주 지분이 32%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신 총괄회장의 의중에 따라 판세는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양측은 우리사주가 서로의 우호세력이라고 주장, 이 부분 역시 엇갈리고 있다.

이 가운데 신동주, 동빈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스코씨가 광윤사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아버지의 의중에 이어 어머니의 의중도 두 형제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하쓰코씨가 30일 오후 2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가족회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런 전망에 힘이 보태지고 있다.

현재 신 회장만 일본에 남아 있고 다른 친족들은 대부분 한국에 집결한 상황이며 가족회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가가 시끄러운 집안싸움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 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에게까지 '반기'를 든 상황에서 신 회장을 뺀 채 사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7∼28일 일련의 사태에 이어 시차를 두고 방한했다는 점에서 차남 신동빈 회장과 교감한 하츠코씨가 뭔가 메시지를 갖고 왔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보면 신 회장만 일본에 남아있고 다른 친족들은 대부분 한국에 집결한 상황"이라며 "'신동빈 대 다른 오너일가'의 구도가 점차 확실해지는 것으로 보아 상황이 예상보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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