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지시서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은 신동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0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서명이 담긴 2장의 지시서를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

신 전 부회장이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 중 한 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들에 대한 해임 지시서이고, 다른 한 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등 4명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과 임원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시서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 서명이 들어가 있었다.

신 전 부회장은 해임 지시서를 공개하면서 "신 총괄회장이 건강하며 판단력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신 총괄회장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축출' 의지를 재차 확인시킨 것이어서 향후 주총 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같은 공개 조치가 지난 27일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에 대한 해임 조치가 신 총괄회장의 뜻이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일본행은 아버지의 뜻이었으며, 이사들을 전격 해임하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며 "쿠데타라는 표현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서 강제 해임한 것은 절차 위반으로 무효이며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도 아버지의 의사에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동빈 회장과 한국 롯데그룹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노쇠한 신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려가 해임 발표를 유도했다는 롯데그룹 측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며 아버지는 현재 건강하고 판단력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한 장녀 신영자 이사장에 대해서는 "신동빈 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이유 없이 경영에서 배제된 것은 맞지만, 아직 자신의 편도, 동생의 편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박미영기자 mypark@dt.co.kr